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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국내서 생산되는 열연 가격은 수입산보다 5만~10만원 높은 가격을 형성한다. 국내 열연 생산자들은 수입산 저가 열연 물량이 늘어날수록 이익을 보기 어려운 구조다. 열연은 800도 이상 고온에서 가공한 강판으로, 그 자체로도 활용되지만 후가공을 통해 자동차·조선·기계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된다. 국내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열연을 주로 생산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포스코·현대제철 등 열연 생산자들 중심으로 중국산 저가 열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포스코홀딩스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반덤핑 제소 신청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전 세계 철강업계 불황으로 실적이 악화한 것도 주요 요인이다. 포스코 철강부문 영업이익은 2021년 8조4400억원에서 지난해 2조557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열연을 구매해 가공 후 판매하는 제강사 입장에서는 반덤핑 관세 부과가 사업에 치명적이라는 입장이다.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경우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국내서는 동국씨엠·세아제강·KG스틸 등이 주요 제강업체들로 꼽힌다.
중국산 저가 열연 수입량이 지난해 전년 대비 늘기는 했지만, 2010년대 중반에 비해서는 많은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열연강판 수입량은 2016년 677만톤에 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422만톤에 비해 약 150만톤 많은 규모다.
특히 제강사 측은 수출 경쟁력 악화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동국씨엠만 보더라도 지난해 3분기 컬러강판 전체 매출 3907억원 중 70%인 2760억원이 수출에서 발생했다. 열연 가격 상승으로 후가공 제품 판매 가격 상승을 막지 못하면 수출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열연 제조사와 구매사 간 이해관계가 달라 발생한 문제”라며 “옳고 그르다를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