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SK그룹에 따르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도사’로 불리는 최태원 SK 회장과 그린 분야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정부 고위 인사와 면담하고 국가혁신센터(NIC·National Innovation Center) 개관식, 국가 수소 서밋(National Hydrogen Summit)에 참석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16~18일 프랑스 파리에서 ‘CEO 세미나’를 주재하고 대격변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론으로 경제 블록별 조직화, 에너지·인공지능(AI)·환경 관점의 솔루션패키지 마련 등 ‘글로벌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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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베트남 출장은 세미나 이후 첫 글로벌 현장 점검이다. 베트남은 △정치·안보적 외풍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안전지대 △현지 정부·기업과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한국 3대 교역국으로 잘 갖춰진 인프라 등 강점이 있어 SK가 동남아 거점으로 삼아온 국가다.
특히, 현지 정부는 ‘2050년 넷제로(탄소 중립)’를 국가적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SK의 그린 비즈니스 사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방침과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최 회장은 27일 국회에서 브엉 딘 후에(Vuong Dinh Hue) 베트남 국회의장과 회담하고, 28일 호아락(Hoa Lac) 지역의 하이테크파크에 있는 국가혁신센터에서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를 만나 그린 비즈니스 협력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그는 이어 국가 수소 서밋 등 행사에서 “수소·탄소포집(CCUS)·소형원자로(SMR)·에너지 솔루션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베트남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고, 넷제로 달성에 협업할 계획”이라며 “현지 정부, 파트너들과 함께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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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발전 분야의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SK E&S는 281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해상 풍력발전소를 현지에 준공해 상업 운영 중이다. 이에 더해 756MW 규모의 육상풍력발전소를 추가 구축하고, 청정수소·액화천연가스(LNG)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SKC는 베트남 하이퐁(Hai Phong)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세계 최대 규모의 생분해 소재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고, SK에코플랜트는 베트남 북부 박닌(Bac Ninh) 소각설비에 AI 기술을 적용한 데 이어 현지 자원순환 기업들과 폐기물 처리·폐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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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최 회장은 베트남 방문 기간 중 파트너십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지난 30년간 진정성 있는 관계를 이어가 앞으로도 베트남의 산업 전환과 새로운 변화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베트남은 제조업에서 첨단 분야로 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SK는 국가혁신센터 건립에 3000만 달러(약 400억원)를 지원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과 기술 혁신에 힘을 보탰다.
SK는 국가혁신센터 개관 첫 행사로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VIIE(Vietnam International Innovation Expo) 2023’에 전시관을 마련하고 첨단 미래도시로 변한 약 30년 후 하노이를 가상현실로 선보였다.
SK 관계자는 “베트남은 1990년대 최종현 선대회장이 현지 원유개발 사업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사업, 사회활동을 함께한 상징적인 협력국”이라며 “그린 비즈니스 외에도 디지털, 첨단산업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출장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추형욱 SK E&S 사장,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박원철 SKC 사장 등 그린·에너지 분야 주요 경영진이 대거 동행했다.
최 회장과 경영진은 현장을 점검하며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동남아 사업 방향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를 마지막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 아프리카, 베트남까지 이어진 10월 해외 출장 일정을 마무리했다.
SK 경영진은 다음 달 중남미, 유럽 등 세계 곳곳을 방문해 글로벌 경영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