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 70억원 유용' 민선식 YBM 회장…무죄 확정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사장으로 있던 외국인학교 교비 수십억원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선식 YBM홀딩스 회장이 5번의 재판 끝에 무죄를 확정받았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사진=이데일리DB)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사립학교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민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파기환송심을 확정한다고 28일 밝혔다.

민 회장은 2012년 2월~2016년 8월 한국외국인학교 서울·판교캠퍼스 이사장으로 근무하며 교비 70억원 상당을 학생 교육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자신의 모교이자 자녀 3명이 다닌 미국 하버드대학에 교비로 2700여만원을 발전기금으로 내는 등 기부·후원 명목으로 교비 9억3000여만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05년 판교캠퍼스 신축 과정에서 받은 대출금 60억여원을 갚는 데도 교비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민 회장은 한국외국인학교 설립자인 외국 국적의 외숙모 A씨가 이사직을 사임한 뒤, 감독관청으로부터 ‘설립자 변경 인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학교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민 회장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고, 2심 재판부는 ‘설립자 변경 인가 혐의’는 무죄로 보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민 회장에 대한 유죄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민 회장이 학교의 실질적인 경영자로서 교비 전용에 관여한 것은 맞지만, 학교 설립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즉, 감독관청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거나 설립자 변경 인가를 받지 않았으므로 사립학교법 등 각종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고,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취지대로 판결했다. 파기환송심은 민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은 재상고심까지 이어졌지만,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환송 후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환송 후 원심이 공소사실 중 사립학교법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환송판결의 취지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