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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호제강, 2대주주 지분 무력화 노려 상폐 추진?…속타는 개미들

양지윤 기자I 2023.10.10 05:30:00

만호제강, 감사보고서 의결거절에 주식매매 거래 중지
상장폐지 전 오는 23일까지 이의신청
감사인 "폐업 거래처 매출 인식 등 회계 부정…소명도 소극적"
개미·2대주주 "경영권 방어 위한 고의적 상장폐지 유도" 주장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지난 4월 말 차액결제거래(CFD)로 인한 무더기 하한가 종목 중 하나였던 만호제강이 경영권 분쟁에 이어 상장폐지 기로에 놓이면서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외부감사인이 회계부정을 의심된다며 ‘의견거절’을 통보하며 주식이 사실상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개미 투자자와 만호제강 2대주주 측은 사측이 소명자료와 근거 제출에 소홀했다고 지적하며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고의 상장폐지를 유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만호제강 회사 홈페이지 갈무리.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만호제강은 외부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고 지난달 26일부터 주식 매매거래가 중지됐다. 감사의견 거절은 상장 폐지 기준에 해당,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만호제강은 오는 23일까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인덕회계법인은 만호제강이 이미 폐업한 거래처를 대상으로 매출을 인식하고, 재고자산을 수익으로 인식한 점 등을 문제 삼으며 회계 부정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한 회사 측의 소명도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회계 법인 측은 “회계오류 또는 회계부정과 관련된 내부감시기구의 최종 감사결과 및 외부전문가의 최종 조사보고서를 감사보고서일 현재까지 수령받지 못했다”면서 “이에 회계 오류나 부정과 관련된 매출 및 매출채권, 재고자산 및 매출원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부정사항이 재무제표 미치는영향에 대해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외부감사인의 이 같은 설명에 개인 투자자들과 만호제강 2대 주주인 MK에셋 측은 고의 상장폐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회계법인이 의견서를 통해 수년간 회계 분식의 정황이 포착됐으나 만호제강이 그에 합당한 소명자료나 근거 제출에 소홀했다고 서술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수년간 사측이 선임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에서는 적정의견을 받았던 재무제표가 올해 지정감사인에 의해 의견거절을 받고 주식거래가 정지된 점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만호제강의 2대주주인 MK에셋은 지난 8월 추가로 지분을 확보, 김상환 대표 등 최대주주 지분율을 추월한 상황이다. MK에셋과 김대표 측 지분율은 8월 말 기준 각각 19.87%, 19.32%다. 앞서 MK에셋은 지난 7월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한 뒤 회사에 기업가치 제고 서한 발송하고, 이사·감사 교체를 요구했다. 소액 주주들도 가세해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며 회사 측을 압박해 왔다.

일각에서는 사측이 2대 주주의 지분을 무력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상장폐지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회사가 상장폐지의 위기에 내몰린 상황인데도 대표이사는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을 뿐더러 이사회 의장은 의견거절 관련 대응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개인 주주는 “주총을 추석 연휴 전날 부산에서 개최해 주주들이 참석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예정된 배당도 감사의견 거절을 사유로 취소해 참담했다”며 “빈약한 지배구조에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그 과정에서 무리한 의사결정을 내려 소액주주가 고스란히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MK에셋 관계자는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상황인데도 회사 측이 명확한 답을 내놓거나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공시를 하는 등 대응이 전혀 없는 점으로 미뤄볼 때 의견거절 사유가 나온 것은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령 거래정지 사태를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적정의견을 냈던 회계법인과 만호제강 경영진은 소액 주주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데일리는 고의 상장폐지 의혹과 관련해 회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 부재”라는 이유로 대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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