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코앞인데…野후보들 TV토론 요구 빗발쳐도
국힘, ''전략적 무대응'' 일관…洪은 ''정치버스킹'' 나서
이철우 재선 제동건 임미애 "자신있다면 토론하자"
대구시민 尹향한 기대감 최고…정치인은 ''글쎄''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어차피 이긴다’는 안심 때문일까.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수월한 승리가 예상되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전략적 무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75.14%, 72.76%의 압도적 승리를 거둔 만큼 지방선거에서도 기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후보들 간 지지율을 파악하는 여론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국민의힘 후보들이 법정 TV토론 이외 추가 토론에 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TV 토론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상대 후보의 인지도만 높일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에 상대 후보들은 “대구·경북이 국민의힘 표밭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지역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을 내세우기보다는, 전통적인 표심에 기대는 안일한 모습으로 선거에 임한다는 지적이다.
|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대구 수성구 신매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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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헌 “TV토론 하자니까”…홍준표 “버스킹으로 충분”
대구시장 후보로는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했다. 민주당에서는 홍 후보의 대항마로 ‘대구 토박이’ 서재헌 후보를 냈다. 이밖에도 한민정 정의당 후보와 신원호 기본소득당 후보도 출사표를 냈지만 이들 지지율을 파악할 여론조사는 실시되지 않았다.
홍 후보도 무대응 전략을 펴고 있다. 야당 후보들은 “법정 TV토론 이외에도 추가로 토론회를 열자”고 요구하고 있다.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만큼 법정 TV토론 이외에도 자신을 알리고 정책과 공약을 검증할 기회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홍 후보 측은 “법정 TV토론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대구시장 후보가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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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다시, 대구의 영광을’ 이라는 슬로건에 비해 정작 구체적인 공약은 보이지 않는다”며 “시민을 무시하는 선거전략을 수정하고 선거운동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시민들께 보여달라”고 직격했다.
다만 홍 후보는 TV토론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정치버스킹’을 통해 유권자에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19일부터 선거 전날인 30일까지 대구 수성구 수성못부터 중구 달성공원까지 8차례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20년 홍 후보가 공천 탈락에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시도한 쌍방향 소통 방식이다.
|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9일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동 죽도시장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이철우 도지사 후보가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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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선 ‘재선 도전’ 이철우 vs ‘4년 심판’ 임미애
경북도지사 선거에서는 현직인 이철우 국민의힘 후보가 재선에 도전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지난 4년간 경북 소득 최하위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며 임미애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임 후보 역시 법정 TV토론 외에 추가 토론을 제안했지만 이 후보는 묵묵부답이다. 임 후보는 1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4년 도정이 재선에 도전할 만큼 자신이 있다면 토론회에 응해야지, 이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TV토론이 경북도민들에게 임 후보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될까봐 이 후보가 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20일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동 죽도시장에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가 상인과 시민에게 인사를 하던 중 머리를 쓸어올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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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후보는 민주당으로선 험지인 경북에서 군의원과 도의원에 세 차례 당선되며 저력을 보인 인물이다. 2006년 의성군의원 당선을 시작으로 재선에 성공했으며, 2018년에는 경북도의원에도 당선된 만큼, 지방자치에 깊게 관여해온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도의원으로 지내면서 이 후보와 4년간 도정을 이끌며 계속 부딪혀온 만큼, 날카롭게 과오를 따져 묻겠다는 계획이다.
댜만 이 후보의 무투표 당선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전략공천한 임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대구 시민들의 기대감이 최고조인 상황 역시 대구·경북 지역에서 보수당 후보들의 수월한 승리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3일 매일신문이 데이터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21~22일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전망은 79.5%로 집계됐다. 반면 지역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인식이 57.4%로 긍정평가(38.1%)를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