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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코넥스 자금조달, 전년대비 절반 ‘뚝’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코넥스시장에서는 총 18개사가 571억1000만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 같은 기간(22개사, 1050억 조달) 대비 자금 조달 규모가 45% 급감했다.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 속에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조달시장이 얼어붙은 상황. 코넥스 시장도 고스란히 타격을 받는 양상이다.
자금조달 실패 사례도 속출했다. 바이오프로테크(199290)의 경우 최근 3차례에 거쳐 CB를 발행했으나 그중 2차례는 납입액 미달 및 청약 철회로 취소됐다.
사채 만기일이 다가오자 고금리를 주고 기한을 연장한 사례도 있다. 플럼라인생명과학(22670)은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했던 전환사채(CB) 10억원 중 4억원의 상환기간을 오는 2023년까지 1년 연장했다. 기존 계약 조건에는 만기 이자율이 4% 수준이었으나 연장하면서 12%의 고금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변경됐다.
이밖에 제 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 이후 투자자가 납입 의사를 철회해 모집에 실패하거나, 목표 대금을 맞추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코넥스 기업들 사이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기존에도 코넥스 시장 자금조달 여건이 좋지 않아 힘겨웠던 상황에서 시장이 위축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는 것. 투자자 모집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 조달을 앞두고 고민하는 기업이 적지 않았다.
한 코넥스 기업 관계자는 “이번 1분기 중에는 자금조달 계획이 없었지만, 곧 준비 중인 것이 있는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걱정이다”라며 “재무상태가 악화돼 코넥스에서 상장폐지에 들어가는 기업들이 계속 느는 추세인데, 이런 이미지가 누적되는 것도 (투자자 모집에) 부정적”이라고 토로했다.
◇거래량 적고 주가도 저평가…자금조달 어려운 구조
코넥스 시장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서운함도 누적되고 있다. 코넥스는 중소·벤처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생긴 시장이지만, 지난 2013년 설립 이후 고질적인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위험한 기업들이 많다는 인식이 만연해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극히 적은 탓에 활성화가 쉽지 않다.
시장에 상장된 주권상장법인은 기본적으로 주가가 자금조달의 기준이 된다. 그러나 코넥스 시장은 거래량이 극히 적어 주가의 가격발견 기능이 왜곡되기 일쑤다.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해 주가가 너무 낮은 경우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극히 적다. 주가가 높아도 문제다. 적은 거래량으로도 오르는 주가 탓에 기존주주 이외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시에는 고평가 문제로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기 일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기업의 경우 더 현실적 여건에 맞는 기준가 산정을 할 수 있도록 개선책을 마련하거나 자금조달을 위한 다른 지원책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국은 최근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개선안을 내놓은 바 있다. 3000만원 기본예탁금 제도·소액투자 전용계좌 제도 폐지, 공시대리 의무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예정대로면 지난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어야 했으나 이마저도 연기된 상태다. 오랜만에 나온 활성화 지원책이지만, 장기 침체를 겪어온 코넥스시장으로 투자자들을 유인할만한 유의미한 대책이 없었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코넥스기업 관계자는 “시장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대안이 너무 약해 보인다”며 “유의미한 수준의 투자자 유입이 없을 듯 하고, 유동성 공급 규모도 코넥스의 자금난에 비해서는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코넥스 성장과 기업 존속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자금조달 과정에 정부 유관 기관의 보증이 있다거나 유사한 형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