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는 비록 미국, 독일 등에 비해서는 늦었지만, 코로나19 치료제(셀트리온)와 코로나19 백신(SK바이오사이언스) 모두 개발에 결국 성공하면서 당당하게 글로벌 바이오 경쟁력과 저력을 입증한 바 있다. 여기에 정부가 효과적인 지원정책으로 K-바이오를 전폭적으로 밀어준다면 제약강국으로의 도약은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 전망이다.
그리되면 바이오는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과 함께 한국경제를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이런 맥락에서 바이오를 국가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워내겠다며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윤정부는 제대로 맥을 짚었다고 볼수 있다.
특히 혁신신약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조단위 비용 가운데 90% 이상은 임상3상 과정에서 쓰이게 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 막대한 자금을 감당할수 없어 K-바이오는 오로지 기술수출에 목을 매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3상 포기, 기술수출 이라는 신약개발 패턴을 깨지 못하고서는 K-바이오는 혁신신약을 자력으로 결코 개발할수 없다. 블록버스터는 물론이고 제약강국은 언감생심이다.
이 구도에서 벗어나 글로벌 임상3상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K-바이오들이 속속 등장해야 그나마 블록버스터를 확보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정부의 바이오 연구개발(R&D) 지원정책이 임상3상에 집중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임상2상에서 나온 약효와 시장성등을 기반으로 될성부른 소수의 신약만을 선정, 정책자금을 몰아주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나마 올해 정부의 보건의료 연구개발(R&D) 지원 예산을 모두 모아봐야 1조5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정부의 전체 바이오 지원예산 규모가 글로벌 혁신신약 1개를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거의 맞먹는 셈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지금처럼 전임상, 임상1상 중심으로 되도록 많은 바이오기업들에 지원자금을 쪼개 나눠줘서는 블록버스터의 꿈은 계속해서 꿈으로 남을 뿐이다.
요컨대 블록버스터 확보없는 제약강국은 불가능하며, 블록버스터는 글로벌 임상3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해야 쟁취할수 있는 목표인 것이다. 윤석열 정부만큼은 정곡을 찌르는 정책하나 없이 제약강국 도약을 구호로만 외치며 5년 허송세월을 보낸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부디 피해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