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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반도체 업계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2분기 이후 실적 기대가 커진다. 1분기 비수기인데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D램 값 덕분이다. 성수기를 맞아 수요까지 더 늘어난다면 실적 신기록을 충분히 다시 갈아치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향 범용 D램인 ‘DDR4_4Gb_512Mx8_2133MHz’ 고정가격은 1분기 3.81달러로 전 분기 대비 6.13% 올랐다.
이보다 한 단계 더 성능이 높은 ‘DDR4_8Gb_1Gx8_2133MHz’ 고정가격도 1분기 7.94달러로 같은 기간 5.87% 상승했다. 1분기 반도체업계 비수기인데도 분기 중 가격이 유지됐다.
이는 반도체 쌍두마차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1분기 실적이 “비수기인데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으로 이어졌다. 삼성증권은 1분기 D램 가격이 ‘업계 가이던스(전분기 대비 1~2% 인상)’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D램과 낸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줄더라도 D램 가격이 한 분기 새 5.5% 올라 이를 만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낸드플래시 값 하락세도 멈춘 상태다. 메모리·USB 범용 낸드 ‘128Gb 16Gx8 MLC’ 고정가격은 3월 말 5.60달러로 지난해 9월 3.11% 떨어진 이후 그대로다.
이 때문에 증권가 눈높이는 외려 높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3728억원으로 석 달 전보다 1.8% 상향됐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에서도 1분기 영업익 전망치가 같은 기간 2.5% 오른 4조3620억원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애플 아이폰X 판매 부진 탓에 디스플레이가 타격을 받겠지만 반도체 부문은 견실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는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오르는 데 주목하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이 10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사상 최대를 경신한 지난해 4분기 10조9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도 반도체 영업이익을 10조원 후반대로 봤다.
꾸준한 D램 가격 상승에 2분기 이후 실적이 탄탄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반기 모바일·가전 등 IT제품 출시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관련 부품인 반도체는 한두 분기 앞서 성수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창원 노무라 한국법인 리서치센터장은 “낸드플래시 값이 떨어지더라도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메모리 영업이익률이 올해 60%에 달할 수 있다”며 “수요가 본격 늘어나는 2분기 이후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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