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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진의 월급봉투] 평균 월급 328만원이라는데… 난 왜 더 적을까?

박태진 기자I 2018.02.04 09:20:00

정부 임금통계 직장인 체감 어려워…100만원 넘게 차이
5인 이상 사업체 고액 연봉자·법인대표도 포함
산업별 임금 통계…근로자 아닌 사업체 기준 맞춰
중위수보다 평균값 적용 및 세전 통계 영향도
“체감임금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참고해야”

고용노동부 등 정부에서는 매월 또는 일정 시기별로 근로자들의 임금통계를 산출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는 최모(32)씨는 매월 박탈감을 느낀다고 한다. 정부에서 달마다 발표하는 산업별 근로자 월평균 임금과 실제 받는 월급과 격차가 크기 때문. 그는 월급으로 300만원 초중반을 받지만, 정부 발표에 따르면 해당 업계 월평균 임금 총액은 100만원 정도 더 많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5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27만 8000원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상용직은 344만 9000원, 임시·일용직은 157만 7000원이다.

임금총액이 가장 많은 산업은 금융 및 보험업(533만 9000원),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486만 7000원),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439만 5000원) 등이다. 최씨가 몸담고 있는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439만 5000원)도 임금총액이 많은 업종에 속한다. 반면 임금이 적은 산업으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197만 2000원),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205만원) 등이 꼽혔다.

사업체노동력 조사는 농림어업, 가사서비스업 등을 제외한 2만 5000여개 표본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에 대해 20~40대 직장인들은 공감하지 못한다. 전체 근로자 월평균 임금인 327만 8000원도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라는 것이다.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넘게 차이가 난다고 한다. 특히 중소기업에 다니는 회사원들은 현실과 통계의 격차가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고용부 및 통계청 관계자들과 함께 임금 통계에 관한 궁금증을 질의응답 식으로 풀어봤다.

Q.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임금 규모와 통계 수치가 다른 원인은 무엇인가?

A. 임금통계는 일반적으로 평균적이라는 게 있을 것 같지만 분포의 차이가 있다. 예컨대 동일한 정규분포(종 모양 형태)에 따라 나오면 평균이나 중위소득이 같다. 중위소득이란 총 가구 중 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긴 후 한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을 말한다.

하지만 보통 임금 통계는 꼬리가 우측으로 긴 형태를 띤다. 즉 인원은 적으나 높은 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있고, 저소득층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는 그런 형태다.

이런 형태는 중위소득 값은 중간쯤에 있을 것이고 가장 높은 봉우리는 최댓값이 될 것이다. 그러나 평균값은 그 기준보다 훨씬 높은 오른쪽에서 잡힌다.

평균값 분포에 따라서는 근로자 본인이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길 수 있다. 중위수로 보면 전체 근로자 월평균 임금총액은 200만원대가 될 것이지만 평균값을 내면 300만원을 넘는다.

사업체노동력 조사는 사업체의 임금 총량만을 조사하기 때문에 중위수(값)를 낼 수 없다. (다른 조사에서는 평균과 중위수간 차이가 많이 나타난다.)

이 조사에서는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임금에 한해서만 통계를 낸다. 상용 5인 미만 근로자를 둔 사업체도 많을 것인데 이 부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조금 더 안정적인 사업체에 대한 임금 통계로 볼 수 있다.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해도 평균값은 중위수보다는 높게 나타난다. 다른 통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밖에 이 통계는 세전 금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실제로 받는 금액과 차이가 날 수 있다.

Q. 중위수는 산출할 수 없는가?

A. 근로자들 개개인에 대한 임금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사업체노동력조사는 사업체 임금 총량만 가지고 산출하기 때문에 평균만 나온다.

단 고용부가 매년 6월 발표하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나,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행정통계에서는 중위수도 확인할 수 있다.

Q.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6월 한 달 만 실시하는가?

A. 그렇다. 1년 중 6월만 정해서 조사하는 이유는 연말·명절 상여금이 없는 보통 달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월 임금 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다.

Q. 사업체노동력조사는 2만 5000여개 표본을 뽑아 통계를 산출하지만 이게 국내 노동시장의 지표로 볼 수 있는가?

A. 이 조사 자체는 월별, 산업별, 규모별 임금 규모의 동향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또 임금상승률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조사는 종사상지위(상용직, 임시·일용직)로 구분해서 산출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볼 때에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확인해야 한다. 이 조사에서는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구분해 임금 통계를 낸다.

이밖에 통계청에서도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통해 임금을 산출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총 세 가지(사업체노동력조사·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경제활동인구조사) 종류의 임금통계를 낸다.

Q. 그렇다면 고용형태별 조사가 근로자들이 조금 더 체감할 수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는가?

A. 통계 수치 중 평균값이든, 중위수든 대푯값을 어떤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어쨌든 중위수가 더 체감하기에는 쉬울 것이다.

Q.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는 어떤 기준으로 산출하는가?

A. 3만 2960개 표본사업체 및 사업체 소속 근로자 약 85만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다. 단 공공기관, 가구 내 고용활동, 국제 및 외국기관, 개인경영 농림어업 등의 업종을 제외한다. 조사내용은 고용형태와 연령, 학력, 근로시간, 정액급여, 초과급여 등이 있다.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6월 기준 전체 근로자 시간당 임금총액은 1만 6709원이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총 실근로시간은 171.1시간으로 나타났다. 즉 근로자 1인당 6월 평균 임금총액은 285만 8910원이라는 결과나 나온다.

정규직은 시간당 임금총액이 1만 8212원이며, 실근로시간은 184.7시간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은 시간당 임금총액이 1만 2076원이며, 실근로시간은 129.3시간으로 조사됐다.

Q. 통계청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임금 통계를 산출하는가?

A. 경제활동인구조사 항목 중 ‘근로형태별 월평균 임금 및 증감’ 통계를 통해 산출하고 있다. 매년 3월(상반기)과 8월(하반기) 기준 3개월 평균 임금을 산출해왔다. 현재는 매년 8월 기준으로 3개월 평균임금을 뽑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는 전체 임금근로자 1988만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242만 3000원의 평균 임금을 산출했다.

이 통계는 △임금근로자 △정규직 △비정규직 △한시적 △기간제 △비기간제 △시간제 △비전형으로 나뉜다.

Q. 통계청 통계는 고용부 사업체노동력조사보다 더 체감할 수 있는가?

A. 직종 구분없이 전체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3개월 평균치만 산출한 통계이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치와는 거리가 있다.

Q. 고용부 사업체노동력조사 통계 산출시 대상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A. 상용직 5인 이상 사업체에서 임금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Q. 고액연봉자인 임원들도 포함하는가?

A. 그렇다. 대기업 고액 연봉자, 법인 대표들도 포함한다.

Q. 어떤 근로자는 상용직이 받는 월평균 임금 총액이 많지 않다며, 오히려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현상으로 볼 수 있는가?

A. 근로자 개인에 따라 느끼는 기준이 다를 수 있다. 평균보다 낮은 월급을 사람은 통계가 높게 느껴질 것이고, 평균보다 높은 사람은 낮게 느껴질 것이다. 특히 연봉을 책정할 때 정부 임금 통계(임금상승률, 산업별 평균 등)를 참고로 하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

Q. 통계 산출 방식이나 제도를 개선할 계획은 있는가?

A. 사업체노동력조사는 우리나라 산업에 대한 대표 임금 통계를 내는 것이다. 개인이 체감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니라 산업별 임금 상승률 등 기준점을 제시해주는 게 주된 목적이다. 이 통계는 앞으로도 계속 낼 것이다.

다만 근로자를 중심에 둔 통계로는 다른 통계에서 나오는 중위수를 보면 조금 더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산업안에는 다양한 직종이 있기 때문에 직종별로도 구분이 되면 조금 더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건설근로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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