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양극화하며 단타를 통해 차익을 내려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고 기관투자자는 시장을 외면하는 현상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관투자자가 사라지니 혁신기업에 투입할 모험자본이 공급되지 못하고,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커지며 시세조종과 같은 불공정행위도 빈번해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는 펀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장에 투자하고,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4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코프로비엠(247540)·알테오젠(196170)·에코프로(086520)·HLB(028300)·삼천당제약(000250)·엔켐(348370)·셀트리온제약(068760)·리가켐바이오(141080)·휴젤(145020)·리노공업(058470))의 시가총액 총합은 76 조86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종목이 전체 시가총액(377조 982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3%에 달한다.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5분의 1을 10개 종목이 차지하고, 나머지 80%를 1732개 종목이 나눠가지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연초만 해도 시총 상위 1개 종목의 총합은 44조 5346억원으로 전체의 14.41%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대형주 편중이 심화하고, 나머지 기업이 영세해지는 코스피의 현재 구조가 기관이 투자를 기피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김재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자 전 한국거래소 코스닥위원장은 “기관은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고 시장 규모가 작은 코스닥에 투자하기 부담스러워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스닥 시장 발전이 상대적으로 늦는 것은 그런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재 4~5%에 불과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비중을 최소 30% 이상 끌어 올려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기 투자를 하는 기관투자자 등이 자리를 잡아야 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 등 질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이를 위해 이들의 비중을 최소 30% 이상 확대하고 개인투자자의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금융투자업계와 전문가들은 기관투자자를 위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기관 투자 유니버스(구성 종목의 후보군)에 코스닥 시총 상위 150개 기업을 포함하는 방법 등이다.
코스닥 시장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와 함께 양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면 이원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밸류업 프로그램과 같이 내실이 있는 기업이 코스닥에 입성했을 때 법인세 절감 등의 획기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투자자들에게 여러 인센티브를 주는 구체적인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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