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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 시(사진)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4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에서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뛰어들기로 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인텔, 두 회사는 확실하게 그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이 반도체 판 ‘왕좌의 게임’을 벌이는 가운데 결국 투자, 즉 ‘돈’에 의해 성패가 갈릴 것이란 게 시 교수의 전망인 셈이다. 시 교수는 2007년 하버드 경영대 합류 전 IBM·이스트만 코닥·톰슨 등에 몸담았던 업계·학계를 넘나든 산업통(通) 지식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삼성·인텔 공생관계서 ‘파운드리’ 놓고 경쟁 관계로
사실 삼성전자와 인텔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지 않았다. 시 교수의 언급을 보면 두 기업은 되레 공생 관계에 가까웠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파운드리 2위 기업이고, 그간 인텔은 이 사업에서 손을 뗀 기업이었다. 사실 두 기업 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예컨대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은 크고 수익성도 높다. 인텔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더 많이 팔수록 삼성 역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주를 받을 수 있어 이득을 보게 되는 구조다.”
상황이 바뀐 건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대만 TSMC·한국 삼성전자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면서다. 취임 한 달 만인 지난 3월 200억달러(약 22조9200억원)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최근엔 파운드리 3위권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설(說)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2분기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2018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인텔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
반도체를 첨단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도 인텔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고 있다. 현재 반도체 산업에 향후 5년간 520억 달러(약 59조5920억원)를 투자하는 법안이 지난달 상원을 통과해 하원으로 넘어간 상태인데 하원 심사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에만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법안의 혜택을 못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시 교수는 “장비 구축 등 여러 면에서 인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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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삼성전자의 1위 재탈환의 배경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급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 덕이 자리 잡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고객사의 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들어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멈출 경우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기 어려운 처지이기 때문이다. 시 교수는 “와일드카드는 중국”이라며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과잉생산은 다운사이클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인텔의 성공이 보장된 건 아니라는 게 시 교수의 시각이다. 시 교수는 인텔이 공세적 투자를 예고했으나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게이트올어라운드(GAA)·실리콘 나노시트(Silicon nanosheet) 등 새로운 장치 디자인에 베팅해야 하는 시기에 과거 10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전환에서도 애를 먹었던 인텔에 한 번의 실수는 엄청난 비용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설과 관련해서도 “글로벌 파운드리 입장에선 ‘규모’가 필요한 만큼 인텔로의 피인수가 적절할 수 있으나 반대로 인텔로선 최첨단 기능에서 TSMC·삼성전자에 뒤처져 있는 탓에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한다고 해서 당장 선두경쟁에 뛰어들긴 어렵다”고 봤다.
시 교수는 결론적으로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반도체 시장 선두 자리는 바뀌었고, 이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성패는 각 사의 적극적인 투자 및 리스크 감수에 달렸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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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대 화학 학사·석사 △UC버클리대 화학 박사 △ IBM, 디지털 이큅먼트 코퍼레이션, 실리콘 그래픽스, 이스트만 코닥, 톰슨 SA 임원 △‘왜 제조업 르네상스인가’(Producing Prosperity) 저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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