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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용종 및 대장암 증가... 대장내시경 검사는 필수"

이순용 기자I 2014.01.16 06:12:38

‘설사약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 인기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40대 직장인 김경준씨(48)는 최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진단 결과 대장에서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이 3개나 발견됐다. 이후 용종은 모두 제거했지만 그대로 방치했다면 용종이 암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대장 용종 및 대장암이 급증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원인은 서구식 식생활,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과다한 육류 섭취 및 고지방식 때문이다.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간에서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의 분비가 증가된다. 콜레스테롤은 대사 과정에서 발암물질을 만들며, 담즙산은 대장 세포를 손상시킨다. 또한 스트레스 및 불규칙한 생활 습관, 과도한 음주, 흡연도 대장암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연말연시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잦은 술자리로 음주 섭취량 및 흡연량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육류 섭취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장암이 무서운 이우는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라야 비로소 특징적인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대장암이 진행되면 식욕부진과 체중감소가 나타나기도 하고, 장출혈로 혈액이 손실되어 빈혈이 생길수도 있다.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변이 가늘어지거나 변을 보는 횟수가 잦아지는가 하면, 배에서 평소에 만져지지 않던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암덩이가 커져 장이 막히면 배가 불러오고 복통과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의료진이 ‘설사약을 먹지않는 대장내시경을 시행하기 위해 내시경을 통해 장세정제를 소장에 주입하고있다.
하지만 대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설사나 변비 등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날 뿐이다. 이러한 증상은 다른 소화기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암인지 모르고 그냥 지나쳐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간혹 변을 볼 때 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지만, 이 역시 치질과 혼동해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암이 많이 진행된 뒤에 후회하지 말고, 미리 미리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폐암이 1기에 치료해도 5년 생존율이 55% 정도인 것과 비교해 대장암은 1기에 치료하면 약 90% 이상의 5년 생존율을 보일 만큼 완치 가능성이 큰 암이다.

대장용종 및 대장암을 발견하는 검사로는 대변 잠혈검사, s상결장경, 대장조영술, 대장내시경 등이 있다. 대변 잠혈검사는 용종에서 흘러 나올 수 있는 피의 성분을 대변분석을 통해 발견하고자 하는 검사인데, 용종에서 피가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고, 또 피가 났다고 하더라도 한 번의 대변검사로는 발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진다.

S상결장경은 대장의 일부분인 S상결장과 항문에서 30-40cm 정도까지의 직장을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상당수의 대장질환이 S상결장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검사를 시행하지만, S상결장 이외의 대장에서도 병변이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검사법은 아니다.

대장조영술은 항문으로 조영제를 넣은 후 촬영을 통해 대장의 이상 여부를 관찰하는 검사로, 대장 내시경보다 사전 처치나 검사과정이 좀 더 간편할 수 있는 반면 대장내시경보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대장내시경은 대장전체를 검사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방법이다. 특히 협대역 영상 내시경(NBI)등과 같은 최신 검사장비를 이용하면 매우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일반 내시경과 달리 가시광선을 투과하는 필터를 이용하는데, 이 중 파장이 가장 짧은 청색광은 점막층의 아주 얕은 부분까지만 침투, 점막의 굴곡 등 표면 구조는 물론 표층의 모세혈관망 등 미세혈관도 손금보듯 선명히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정상과 다른 병변 부위의 표면은 미세 혈관상에 뚜렷한 대조를 보이기 때문에 식도, 위, 십이지장, 대장의 조기암 등 발견이 어려운 미세하고 불명확한 병변을 신속하게 조직학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내시경 검사의 또다른 장점은 검사시 용종이 발견되면 내시경을 이용한 용종절제술을 통해 그 자리에서 떼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조기대장암의 경우, 림프절 전이가 없다면 내시경 암 절제술을 통해 암의 완전 절제가 가능하다. 이 수술은 내시경으로 암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한 후, 내시경에 달린 칼로 암덩이를 잘라내는 방법이다. 흉터가 전혀 없기 때문에 미용적으로 우수하며, 절개창이 없으므로 창상감염 같은 합병증의 위험도 적다.

대장내시경의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검사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기 위해 복용해야 하는 장세정제가 구역감 등을 유발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고,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며 장을 비워내야 하는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불편함을 개선한 대장내시경 방법도 일부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른바 ‘설사약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이다. 이는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둘 다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할 때 내시경을 통해 소장 입구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 장세정제 복용의 고통을 줄인다. 환자는 물만 2L가량 마시면 된다.

장세정제가 소장으로 직접 투입되기 때문에 장세정제를 구강으로 복용할 때 느낄 수 있는 맛의 불쾌감이나 오심 등이 확연히 줄어든다. 대장내시경 시행 전 준비 시간도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장세정제를 구강으로 복용한 후 대장내시경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장세척이 되려면 약 5시간 가량 걸리지만, 소장에 직접 장세척제를 투입하면 그 시간을 1/2 이상 줄일 수 있다. 위 내시경 후 약 2~3시간 후면 장세정을 끝내고 대장내시경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환자들이 느끼는 만족도도 높다. 2007년 대한소화기내시경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소장으로 직접 장세정제를 주입하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환자 56명 중 향후에도 같은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을 받겠다는 답변이 52명(92.5%)으로 높게 나타났다.

‘설사약 먹지않는 대장내시경’을 실시하고 있는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은 “장세정제를 먹고 구토를 일으켜 대장내시경 받기를 포기한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새로운 대장내시경 방법의 장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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