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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삼성전자의 2025년도 정기 인사를 살펴보면, 삼성은 큰 틀에서 안정을 택하면서도 기술 리더십을 중심으로 내부적인 쇄신을 꾀했다. 이번 사장 승진자는 2명으로 지난해와 같았고, 한종희 완제품(DX)부문장과 전영현 DS부문장을 중심으로 한 ‘2인 부회장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반도체 주요 사업부장을 두 명이나 교체하며 쇄신을 꾀하면서도, 전체적인 틀은 현재 체제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폭적으로 쇄신하거나 뜯어고치기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을 집중적으로 강화한 것 같다”며 “사장단과 부사장 이하 인사를 종합해 보면 전체적으로 반도체 기술 리더십 회복에 초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DS부문에서 일부 사장 교체와 임원급 인사를 통해 쇄신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전체 승진 규모는 4년째 감소하는 추세임에도 이번 인사에서 DS부문은 상무 이하 승진자 규모를 예년과 비슷하게 유지했다. DS부문 상무 승진자는 지난해 23명과 비교해 30명으로 7명 늘었고, 마스터(임원급 기술전문가) 승진자는 지난해와 같은 9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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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부사장 승진자가 크게 줄어든 반면 상무 승진자가 늘어난 점을 특히 주목했다. DX 부문에서 부사장 승진자는 지난해 28명에서 23명으로 줄었고, DS부문의 경우 23명에서 12명으로 절반가량 급감했다. 부사장 승진자가 줄어든 이유는 복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HBM 부진 등의 위기론을 두고 임원들에게 신상필벌의 잣대를 냉정하게 들이댔다는 분석과 함께 향후 사장으로 육성할 인재풀이 적다는 방증이라는 시선 역시 일각에서 나온다. 아울러 상무 승진자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젊은 인재들을 적극 발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 사업을 위해 젊은 인재들을 더 데려오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황 교수 또한 “상무를 늘린 건 부사장 승진 풀을 넓히겠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성과를 내라고 하면서 경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통을 적극 중용한 것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AI, 6G, 차세대 반도체 등 신기술 분야에서 성과주의 원칙 아래 검증된 인재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인사에선 30대 상무 1명과 40대 부사장 8명 등을 발탁하며 나이에 국한되지 않고 인재를 등용했다는 설명이다.
하지훈 DX부문 CTO SR 통신소프트웨어연구팀 상무는 39세로 이번 승진자 중 최연소다. 하 상무는 소프트웨어(SW) 핵심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주도한 차세대 통신 SW 플랫폼 설계분야 전문가다. 특히 가상화 무선접속망(vRAN) 차별화 기술을 주도하며 통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VD 광고 서비스 기반을 구축한 VD사업부 이귀호 부사장, AI 비전 분야 전문가로 확장현실(XR) 제품의 완성도 향상에 주도적 역할을 한 MX사업부 김기환 부사장, AP·메모리, 기구·글라스·메탈 등 안정적 수급에 기여한 김연정 부사장 등은 40대 부사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외국인 승진자 감소…“개방성 추구해야”
일부에서는 외국인 등 다양성 부문에서는 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신임 여성 상무는 마스터 포함 DX부문 6명, DS부문 2명 등 총 8명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승진자는 1명이다. 유일하게 외국인으로 명단에 오른 시티촉(Sitthichoke) DX부문 동남아총괄 TSE-S법인 상무는 태국 출신 영업 전문가다. 그는 글로벌 확산 가능한 셀아웃 플랫폼 사례를 발굴하는 등 영업 리더십을 입증해 상무로 승진했다.
외국인 승진자는 2021년 연말 5명이었고, 그 이후 2년 연속 2명을 유지해 왔다. 올해는 1명으로 줄었다. 김용진 교수는 “해외에서 외국인 인재들을 적극 데려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