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대형 새내기주는 파두(440110), 넥스틸(092790) 등 2곳이다. 올해 첫 1조원대 몸값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파두는 지난 8월7일 상장 첫날 공모가(3만1000원) 대비 10.97% 내린 2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3만8850원으로 공모가 대비 25.3% 상승한 수준을 보였다. 앞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당시에는 공모가를 희망밴드(2만6000~3만1000원) 최상단인 3만1000원으로 확정했다.
올해 첫 코스피 상장사인 넥스틸도 상장 첫날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21일 넥스틸은 공모가(1만1500원) 대비 6.61% 내린 1만7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도 9460원으로 공모가 대비 17.7% 하회하고 있다. 넥스틸은 수요예측에서도 공모가를 희망범위(1만1500~1만2500원) 하단에서 결정했다. 상장 전체 물량의 47.9%가 구주매출 비중으로 잡힌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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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장을 재도전한 밀리의서재도 지난 7일부터 닷새간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희망범위(2만~2만3000원) 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지난해 첫 상장 도전에서 고평가 지적이 나오면서 상장을 철회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을 종전 2만5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낮추고, 공모주식수를 200만주에서 150만주로 줄여 시장 친화적인 구조로 바꾼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형 IPO 시장의 투심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대어들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복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밀리의서재가 흥행하면서 같은 KT(030200) 그룹 내 계열사인 케이뱅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KT그룹 내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IPO를 통해 7조원의 기업가치를 원했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 올 초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다만 시장에선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323410)의 주가 부진에 따라 기업가치 산정이 불리한 만큼 연내 케이뱅크의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순자산은 1조8500억원으로, 여기에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 주가순자산비율(PBR) 약 2배를 적용해 추산하면 기업가치는 4조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밖에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종목 중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CJ올리브영 등 대어급 종목들이 시장에 이르게 복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향후 성장성이 있으면서도 공모가가 부담되지 않은 수준으로 정해진다면 대형주 IPO도 흥행할 수 있다”며 “시장 흐름이 좋아지면 상장을 철회했던 기업들이 시장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