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객 늘자…LCC ‘나만 아는’ 해외 소도시 노선 본격 공략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 보다 비교적 덜 알려진 중소도시를 찾는 자유여행객이 늘어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새로운 취항지 찾기에 나섰다. 이를 통해 줄어든 중국 여행객의 자리를 채우겠다는 전략이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국내 LCC의 소도시 신규 취항이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주항공(089590)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노선전략을 바꾸고 있다. 과거엔 안정적인 수요확보가 가능한 대도시에 취항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엔 낯선 해외의 중소도시를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일본 마쓰야마 노선에 단독 취항한데 이어 이달 6일엔 일본 규슈 최남단 가고시마에 인천발 노선을 주3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했다. 앞서 지난해 7월4일에는 대만 남서부 항구도시 가오슝(高雄)에 신규 취항하기도 했으며 지난달 26일에는 새롭게 떠오르는 베트남의 여행지인 나트랑(냐짱) 노선에 운항을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취항 가능한 모든 도시를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도 숨은 명소를 발굴해 새로운 여행지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17일부터 인천-오이타 노선을 주 3회 일정으로 운항한다. 이로써 규슈지역에서만 4개 현(후쿠오카현, 가고시마현, 미야자키현, 오이타현)의 하늘 길을 열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LCC 단독으로 지난해 11월 인천-가고시마 노선에, 이어 12월 미야자키 노선을 취항한 바 있다.

비교적 늦게 LCC 경쟁에 뛰어든 에어서울은 취항 초기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던 적자 노선을 인수해 일본 다카마쓰, 시즈오카, 나가사키를 비롯해 캄보디아 씨엠립,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소도시를 공략했다. 다른 LCC와 반대로 소도시에서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요가 많은 인기 노선에 취항하는 전략이다.

LCC가 소도시에 주목하는 이유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중국 여행객이 급감한 가운데 국내 여행객의 중소도시 여행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실제 여행가격 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한국인이 검색한 항공권을 분석한 결과, 2018년 한국인 자유여행객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해외여행지는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 보다는 비교적 덜 알려진 소도시였다. 중소도시는 관광객이 적고 상대적으로 항공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매년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노선을 찾아야 하는데, 중소도시가 돌파구가 되고 있다”며 “올해도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등 주변국의 중소도시 신규 취항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