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에 대한 법원과 검찰의 공식 입장은 ‘의혹은 의혹일 뿐’이라는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재는 의혹 수준이고 비위 사실이 드러나면 철저히 조사해서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도 “(정운호씨 수사와 관련해서) 어떤 변호사의 영향력이라든지 로비로 왜곡된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운호 대표가 전관 변호사에게 수십억원의 수임료를 지불하고, 정 대표 측근 이모씨가 재판을 담당할 판사를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원과 검찰의 부인에도 불구 법조비리 의혹은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쉬쉬했던 일이 결국 터진 것”이라며 “전관임을 강조해 부도덕하게 수임료를 챙겨온 일부 변호사들의 관행이 결국 이번 사태를 몰고왔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억원까지는 아니지만 전관변호사의 경우 일반 변호사 보다 더 많이 수임료를 챙겼던 게 사실”이라며 “법조계의 자정노력 부족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법조계는 이번 사건이 과거와 같은 법조게이트로 비화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법조비리 사건으로 열심히 묵묵히 일하는 일반 법조인들의 사기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변호사업계는 이번 사건을 ‘법조비리’로 규정하고 검찰의 전면적인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비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검찰이 수사하는 게 맞냐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조비리가 일어날 때마다 검찰이 수사를 했지만 근절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며 “국회차원의 조사는 물론, 법조비리를 뿌리 뽑을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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