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에 동조화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경제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실망과 미국 대선, 중동의 전쟁 확산 등 증시를 흔들 여러 변수 중 경기침체 우려부터 잠재워야 코스피가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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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0.60포인트(3.30%) 오른 2522.15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8.77% 하락한 이후 낙폭 과대 인식이 확산하며 저가 매수세가 모여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이날 장중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4년 2개월 만에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 6분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했다고 밝혔다. 발동 시점 당시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일종가보다 16.75포인트(5.06%) 상승한 347.20포인트로 1분간 오름세를 보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9배로 낙폭이 과대했다는 인식이 번졌다”며 “코스피의 상승폭이 대폭 확대하며 매수 사이드카 발동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전날 미국의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경기 침체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일부 개선하는 역할을 했다. 미국의 7월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7월 미국 서비스업 PMI는 51.4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업황 확장과 위축을 나타내는데 50이 넘음에 따라 확장세로 전환해 경기 침체 우려가 일부 누그러졌다.
◇ 당장은 ‘패닉’ 벗어나…추세 반전 모멘텀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포의 정점’에서는 벗어났으나 상승 흐름이 추세적으로 이어져야 지수가 폭락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선 앞으로 나올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건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경제 지표를 통해 경기 침채 우려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는 평가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까지 누르며 증시 폭락을 불러온 가장 큰 이유로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손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침체를 두고 시장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어 앞으로 발표될 경제 지표에 따라 증시의 방향이 명확하게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제러미 시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재무학 명예교수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긴급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월가를 중심으로 연준이 금리인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중이다.
그러나 연준은 이 같은 지적에 선을 긋고 있다. 같은 날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 등은 경기 침체 국면이 아니며 연준이 현재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가는 연준이 금리인하에 대한 보다 명확한 시그널(신호)을 주는 것이 증시에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른 시간 내에 연준의 정책 변화 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예정된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통해서 부양 의지를 이전보다 강도 높게 천명한다면 사태가 빠르게 진화하고, 추세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말 예정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큰 형님’ 엔비디아의 실적과 엔화 강세가 진정하는 모습도 코스피 반등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연중 저점이었던 2430선에서 단기 지지력을 확인했다. 향후 반등을 넘어 상승 추세가 강화되는 모습이 나와야 지수가 폭락 이전으로 복원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실적과 가파른 달러·엔 환율의 진정, 물가 데이터의 호조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