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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격적으로 대규모 세제혜택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국내 전기차 산업 생산능력 확장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전기차 전환을 역동적으로 추진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은 무려 24조원을 쏟아부어 2030년 글로벌 시장 전기차 업체 탑3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울산공장, 기아 화성 오토랜드, 기아 광명 오토랜드 등 3곳을 전기차 핵심 생산기지로 삼고 대대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착공한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런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핵심 생산기지 중 한 곳이 될 기아 오토랜드 광명은 정부의 이 같은 대대적인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광명 공장은 조특법 130조(수도권과밀억제권역의 투자에 대한 조세감면 배제)가 규정하는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 해당해 원칙적으로 조세감면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인구와 산업의 과도한 밀집을 막기 위해 서울 전 지역을 포함해 인천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수도권과밀억제권역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앞서 기아는 지난달 4일 열린 인베스터데이에서 2024년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착공 시점은 기아 오토랜드 화성이 더 빠르지만 준공과 양산 시점으로 따지면 사실상 기아 오토랜드 광명이 기아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이 된다. 현재 17만평(약 56만2000㎡) 규모의 이 공장에서는 스토닉, 리오 등이 생산되고 있는데 작년 기준 연간 생산량만 약 32만대에 달한다. 세액공제를 받지 못할 경우 그 충격파도 상당할 거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조세감면 배제는 기본적으로 지방 균형발전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전기차가 아니라 반도체 등 다른 공장도 해당 지역에 있는 이상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이 위치한 곳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도 묶여 있어 사실상 이중규제를 받고 있다. 개발제한구역에서 설비투자를 할 경우 보전분담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탓에 투자비가 더 늘어나게 된다.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이 세제혜택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아 광명 공장에만 조세감면 배제 조항을 없앨 경우 특혜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 대해 예외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관한 추가 논의도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기차 산업 육성을 강조하는 만큼 향후 특별법 등을 통해 세제혜택의 길을 열어줄 여지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