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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해외출국자 숫자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익스피디아, 씨트립 등의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가 한국에 진출하고, 투자하는 이유입니다. 앞으로 5년 이들의 영향력은 더 커지고, 사업 비즈니스도 더 늘어날 것입니다. 반대로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등 국내 여행사들은 지금보다 더 고전할 것입니다. 이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롯데제이티비(JTB)는 ‘퍼스널 터치’ 전략으로 이들과 경쟁해 나갈 것입니다.”
롯데제이티비는 올해 큰 변화를 맞았다. 2007년 창사 이후 처음 단독 대표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8월 롯데그룹과 일본 제이티비는 박재영(사진) 영업 본부장 및 영업 부문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재영 대표이사는 “지난 11년간 공동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양사 간 파트너십도 안정이 됐고, 회사도 어느 정도 성장을 이뤘다. 이제는 본격적인 도약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관리적인 측면에서 좀 더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하고, 경영 집중화도 필요하다. 이에 지난 8월 1일부로 롯데그룹과 일본 제이티비 양사가 서로 합의해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런 변화로 ‘롯데는 여행도 다르다’라는 점을 혁신을 통해 이루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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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행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여행업은 정형화된 패키지 상품이 대세였다. 지금은 개별 자유 여행이 주류다. 시장은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등의 여행사 중심에서 OTA·메타서치 플랫폼 등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여행 시장 수요로 바뀌면서 기존 여행상품으로는 더는 대응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면서 “시장은 내년부터 더 빠르게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시장의 변화에 맞게 여행 상품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의 여행은 일회성 이벤트의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어디로 가는지 매우 중요했다. 이제 여행은 언제나 가능하다.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 일부다. 그렇기에 ‘누구와 함께 가는’지가 매우 중요해졌다. 2박 3일, 7박 8일 등 틀에 맞춰진 패키지 여행상품으로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여행 상품도 이런 변화에 맞춰야 한다. 과거 ‘목적지’ 중심 상품에서 ‘동행자’ 중심 상품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제이티비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홈페이지 첫 화면을 ‘누구와 함께’를 묻는 방식으로 상품을 분류했다. 기존 여행사들이 고수해온 ‘목적지’ 중심의 여행 상품에서 벗어나 ‘동행자’ 중심으로 여행 상품을 구분한 것이다. 박 대표는 “기존 여행 상품은 목적지를 정하면 상품 내용은 거의 비슷하고 가격에 따른 숙소나 식사, 교통편의 등급 차이가 있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면 원치 않는 옵션 상품도 상당히 많이 들어가게 된다”면서 “‘누구와 함께’를 기준으로 여행 상품을 구성하면 소비자는 불필요한 옵션들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당연히 여행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똑똑한 고객을 위한 합리적 제안 ‘핏팩’(Fit Pack)
최근 출시한 상품 ‘핏팩’은 변화를 위한 맞춤형 상품이다. 핏팩은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의 장점을 합친 상품이다, 자유여행의 ‘자유’와 패키지여행의 ‘가격’, ‘안전’, ‘편리함’을 모두 갖췄다. 가이드가 동행하는 자유여행인 셈이다. 박 대표는 “자유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유’다. 여행객은 자유롭게 여행지에서 먹고, 보고, 즐기고 싶은 상품들을 직접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가이드가 없기에 이동에 불편함이 있고,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여행객의 불필요한 의무상황을 줄이고 여행객의 자율성을 강화했다. 가이드는 ‘이동’만 담당하고 관광에는 동행하지 않는다. 다만 여행 정보 제공이나 문제 해결, 조언 등이 필요할 때는 적극 관여한다”고 말했다.
핏팩은 동행자에 따라 여행상품을 구분한다. 부모님 동행 상품에는 온천이, 아이 동행 상품에는 디즈니랜드가 들어가는 식이다. 식사나 관람 등 대부분은 자유 여행으로 구성한다. 다만 자유여행에는 없는 이동 차량을 제공한다. 박 대표는 “‘똑똑한 여행객의 능동적인 여행’을 롯데제이티비가 제한적으로 돕겠다는 의미다. 검색을 통해 해당 관광지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스스로 찾을 수 있게 하지만 차량에 와이파이 운영이나 가이드의 기본 정보 제공은 기본 옵션인 것이다. 현재 도쿄와 오키나와만 1차로 운영하고 있지만, 점차 해외 여행지 전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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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여행사로 성장할 것”
국내 여행시장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여행상품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여행상품 사기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홈쇼핑이나 중소여행사에서 초저가 상품을 유통하면서 고객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롯데제이티비는 ‘투어바이저’와 ‘여행비서’ 제도를 도입해 고객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투어바이저는 ‘투어’와 ‘어드바이저’를 합친 단어다. 여행상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 철저한 검증을 위한 롯데제이티비만의 시스템이다. 박 대표는 “투어바이저는 여행 상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한 번 더 점검한다는 개념이다. 내부직원이나 외부 인사들로 구성한다. 이들은 팸투어를 통해 여행상품을 먼저 경험하고, 보고서를 제출한다. 이를 통해 상품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라면서 “최근 여행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초저가 상품이 나오고, 상품의 질 또한 떨어진다. 결국, 피해자는 여행객이다. 투어바이저는 철저한 상품 검증을 통해 고객이 신뢰할만한 상품을 내놓겠다. 이를 통해 여행 상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고객 불만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고객의 여행 준비와 지원, 사후 관리는 여행비서가 맡는다. 고객의 여권 만료기간이나 여행지 정보는 물론 여행 후에도 세심하게 챙긴다. 고객이 여행하는데 문제가 생길 소지를 처음부터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여행객들은 갈수록 더 똑똑해지고 있지만 놓치는 부분도 많다. 그런 부분까지 여행비서시스템을 통해 챙기겠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고객은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행업계의 위기 또한 롯데제이티비만의 강점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우리는 글로벌 OTA처럼 수천억, 수조원을 시스템에 투자할 수 없다. 우리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한 시스템에 투자하겠다. 롯데제이티비의 가장 큰 장점은 롯데그룹의 인프라에 있다. 롯데제이티비는 롯데 백화점과 마트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고 있다. 우리 고객이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더라도 고객 근처의 대리점을 통해 ‘퍼스널 터치’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접목한 ‘옴니(OMNI)서비스’다. 글로벌 OTA 등이 제공하지 못하는 우리의 강점이다. 고객에게 일회성이 아닌 생활의 연장으로 진정한 여행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항상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재영 대표는?
박재영 대표는 서울대 독어독문과 졸업 후 1987년 대한항공 여객영업본부 예약관리센터 담당자로 항공업계에 입문했다. 지난 1993년부터 아시아나 항공에서 근무하며 일본 도쿄지점장, 여객영업본부 서울여객지점 판매기획팀장과 여객영업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2014년 3월17일부터 롯데제이티비 영업 본부장 및 영업 부문장을 역임하고 2018년 8월부로 대표로 선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