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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벤처] 물위의 하룻밤…'팬션 같은 요트'에서 추억만들기

강경록 기자I 2018.08.10 00:00:01

관광벤처기업 탐방 시리즈41
국내 최초 요트스테이 스타트업 ‘요트탈래’
네덜란드 ''보트텔''에서 아이디어 얻어
모의크라우드펀딩 대회서 장관상 타
김 대표 "요트 스테이 플랫폼 구축할 것"

국내 처음 요트 스테이(숙박)를 도입한 ‘요트탈래’는 부산 수영만요트경기장을 중심으로 바다 위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요트 스테이와 해운대∼광안대교∼오륙도 등으로 야경투어나 낚시 등의 투어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관광벤처기업이다. (사진=요트탈래)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관광산업이 한국경제를 이끄는 선도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세계관광시장 규모는 7조 6000억 달러(2014년 기준)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8%를 차지했고 1억 50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3.8%씩 성장해 2024년에는 세계 GDP의 10.5%와 고용의 10.7%를 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국가 전략산업으로 관광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벤처사업 공모전’도 그 일환이다. 2011년부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해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7년간 462건의 사업을 발굴하고, 277건의 창업과 1079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냈다. 이에 이데일리는 우리 관광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관광벤처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남 창원에서 온 김지민씨 가족이 ‘요트탈래’의 요트스테이 상품을 이용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김지민)


◇국내 최초 요트스테이 스타트업 ‘요트탈래’

“지인분의 소개로 부모님과 동생네 가족과 함께 왔어요. 야경투어, 낚시, 불꽃놀이 등 너무나 즐거운 경험을 했어요. 올 여름 해외로 다녀올 계획이었지만, 너무나 색다른 경험을 해 전혀 아쉽지가 않아요.”-김지민(39·주부·경남 창원).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31일 찾은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 “고객들의 안전이 가장 우선입니다. 지금도 누군가가 다칠 수 있기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해요. 요트숙박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선구자로서, 이제 시작한 국내 해양관광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습니다.” 강렬한 태양빛에 검게 그을린 김건우(35·사진) 요트탈래 대표는 인터뷰 시간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김건우 요트탈래 대표. 13년간 요트 등 해양스포츠 분야을 연구해온 부경대 박사과정 연구자에서 지금은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 (사진=요트탈래)


요트탈래는 한국형 해양관광 스타트업 기업이다. ‘요트(Yact)+탈래(Tale)’, 즉 ‘요트 이야기’라는 의미다. 국내 최초로 ‘요트 스테이(숙박)’를 접목했다. 학회 참여차 방문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보트텔’을 이용한 경험이 계기였다. 당시 그는 13년간 요트 등 해양스포츠 분야를 연구해온 부경대 박사과정 연구자였다. “개인 요트는 야간에 거의 이용을 안해요. 또 대다수는 특정일 외에 계류장에 묶여 있어요. 보통 1년 중 평균 26일만 요트를 사용할 뿐입니다. 이를 유상임대해 저렴한 비용으로 관광객에게 대여하는 서비스를 생각했습니다. 요트 선주에게는 이익을, 여행객에게는 이색적이고 분위기 있는 여행과 숙박 문화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학자의 꿈을 접고 사업가의 길로 들어선 것도 우연이었다.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을 보고 아이디어를 냈어요. 관광벤처공모전 지원사업 예산이 총 2억원이었는데, 저는 공모전 상금이 2억원인 줄 알고 참여했어요. 아이디어만 내면 되는 줄 알았죠. 나중에 알고 보니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예비 관광벤처’로 선정하고, 이후에 사업화 예산을 일부 지원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하.”

요트탈래가 처음 요트스테이 사업을 위해 계약한 카타마란 요트.(사진=요트탈래)


◇“해양관광 선도하는 기업 될 것”

요트탈래는 2015년 7월 예비관광벤처가 됐다. 자금은 2500만원에 불과했다. 김 대표는 이 돈의 절반인 1300만원을 요트에 투자했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임대료 800만원과 요트 실내외 인테리어비로 500만원을 지출했다. 정박한 요트를 돈 주고 빌리겠다는 김 대표의 제안을 요트 선주들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대다수 요트 선주는 겨울에 요트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선박주차비 격인 계류비를 내야한다. “적어도 요트 한척 정도는 정상적으로 돌릴 수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선주들도 이상한 사람 취급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선주들에게서 먼저 연락이 오기 시작했어요”

문제는 수요였다. 요트에서 하룻밤 자는 것에 여행객들이 관심을 가질지 자신할 수 없었다. 이 걱정도 금세 사라졌다. “사실 그전에 사업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어 어떻게 상품을 팔아야 할지 전혀 몰랐어요. 그래서 익숙한 에어비앤비에 요트펜션 상품을 올렸는데 의외로 폭발적인 반응이 왔어요. 당시가 12월이었는데, 일주일 만에 한달치 예약이 다 찼어요.”

학회 참여차 방문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보트텔’을 경험하고 국내 처음 ‘요트스테이’를 소개한 김건우 대표.(사진=요트탈래)


가능성을 확인한 김 대표는 이듬해인 2016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요트도 선주들로부터 임차하는 것 외에 직접 구매했다. 현재는 12척의 요트에서 투어와 숙박업을 하고 있다. 매출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16년 1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2017년 3억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10억원 정도를 예상했다. “지금은 수영만요트경기장 내에서만 약 20곳이 요트스테이를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사업도 생겨나고 있고요. 전남 폭포와 신안에서까지 벤치마킹을 위해 저희를 찾아올 정도입니다.”

요트탈래는 지난해 예비관광벤처를 졸업하고, 관광벤처기업으로 승격했다. ‘2017년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에서 문체부 장관상도 탔다. 이 대회에서 요트탈래는 무려 2억 3000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받았다. ‘요트탈래’의 성공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손을 들어준 셈이다. “2020년까지 요트 계류장이 전국적으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요트숙박업도 더 늘어날 것입니다. 앞으로 요트 선주와 요트 스테이 사업을 연결시켜주는 요트 스테이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관련 사업을 더욱 확장해 선도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예정입니다.”

요트탈래의 요트스테이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요트 위에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요트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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