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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차분하게’…박물관·공원·테마파크로 가족 나들이 몰려
“멀리 떠나는 여행 대신 가족들과 가까운 곳에 다녀왔다.” 올해 5일은 역대 가장 차분한 어린이날로 기억될 예정이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시끌벅적한 행락지 대신, 테마파크나 리조트·공원 등 조용하고 차분하게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나들이를 다녀온 걸로 분석됐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에는 3~6일 총 25만명의 가족 나들이객이 방문했다. 어린이날이었던 5일에는 지난해 보다 1만 9000여명이 늘어난 6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도 1~6일간 하루평균 이용객이 3만 1000여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 5000여명보다 2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이 기간 외국인 입장객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3100여명이 다녀갔고, 이중 2000여명이 중국관광객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전국 업장에도 가족 나들이객들이 붐볐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63씨월드는 1~6일 6만 5000여명이 다녀갔다. 지난 4월 문을 연 일산 아쿠아플라넷에는 5만여명이 방문했다. 여수와 제주 아쿠아플라넷에는 각각 6만 2000여명과 5만여명이 다녀갔다.
이밖에 전국 리조트들에도 조용한 연휴를 즐기려는 가족 나들이객이 붐볐다. 총 2012개의 객실을 보유한 한화리조트의 전국 업장은 6일을 제외하고 거의 100%의 이용률을 보였다. 국내 최대 객실을 보유한 대명리조트도 전국 업장 객실 이용률이 대부분 100%에 이르렀다. 류지영 한화호텔&리조트 마케팅팀장은 “이번 연휴기간 대부분의 투숙객들은 가족단위로 외출하거나 주변 관광지를 찾으며 소소하게 휴일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문체부도 관광주간 중 3∼6일 연휴기간에 전국 관광업소 1700여곳에서 진행된 할인행사와 ‘가족 단위 가볼 만한 특별 여행 프로그램’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됐다고 밝혔다. 이진식 문체부 관광정책과장은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 떠들썩한 관광주간이 아닌 가족 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을 다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하반기 관광주간에는 좀더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마련해 내수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여행·축제 등 취소…지자체·관광업계는 ‘울상’
반면 지자체와 관광업계는 울상이다. 관공서·기업·국민들까지 가능한 한 행사를 취소하고 유명 휴양지에서의 행락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 문체부도 청소년 단체 여행을 포함한 일부 프로그램을 잠정 보류 또는 취소했다. 올해의 관광도시인 무주·통영·제천 청소년 3600명의 맞춤형 체험여행을 하반기로 연장했고, 소외지역 청소년의 단체 여행도 당분간 보류했다. 또 전경련 등 경제단체 6곳의 근로자 휴가 유도 방침도 긴급 철회했다.
적신호가 켜진 건 지역경제. 관광주간에 맞춰 특수를 기대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 대부분의 축제와 행사 등이 취소된 게 가장 큰 원인.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는 취소됐고, ‘담양 대나무 축제’ ‘장흥 키조개 축제’ 등은 각각 6월과 10월로 연기됐다.
단체 여행 취소가 늘면서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관광업중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16~29일 학생 단체를 주로 다루는 41개 여행사에서 22만 2144명이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 단체 여행도 마찬가지. 지난달 30일 기준 47곳의 여행사에서 2만 8309명이 여행을 취소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경우도 마찬가지. 4~6월 예약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반 정도에 미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달 국내 여행 취소건수가 약 50%에 이르는 등 국내 수학여행과 배로 가는 일본 여행은 대부분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에 지자체와 관광업계는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이다. 한국관광업중앙회는 “지역별로 단체 여행 취소율이 지난달 30일 기준 60%를 넘어섰다”며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여행업종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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