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준 한국관광공사 마이스기획팀장은 “예년 수준보다 3배 많은 11곳 이상을 신규 지정하고 자격 유지 기간을 3년으로 확대해 장기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스 유니크 베뉴는 지역을 대표하는 매력과 특색을 지녀 공간 자체로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행사 장소를 가리킨다. 컨벤션센터보다 규모는 작지만 만찬, 세미나 등을 여는데 필요한 시설을 갖춘 곳이다. 강릉 하슬라아트월드, 부산 뮤지엄 다, 경기 광명동굴 등이 대표적인 마이스 유니크 베뉴들이다. 선상에서 200명 안팎의 행사를 열 수 있는 한강 이랜드크루즈, 경인아라뱃길 현대크루즈도 유니크 베뉴에 속한다. 허준 동덕여대 교수는 “유니크 베뉴는 컨벤션센터와 같이 건립에 막대한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인프라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의 ‘생각하는 정원’은 유니크 베뉴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제주의 상징인 돌담과 오름을 기본으로 토종 꽃, 나무로 꾸민 생각하는 정원은 총 9개 정원을 갖췄다. 이중 연회장을 갖춘 마이스 전용 정원(비밀의 정원)에서 최대 300명 규모의 행사를 열 수 있다. 정원 내 여유 부지에 중소 회의실과 전시장 건립도 검토 중이다. 성주엽 생각하는 정원 대표는 “지난해 연말에만 2건의 기업행사를 열었다”며 “최근엔 싱가포르, 대만 등 해외 예약문의도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지역에서 지정한 유니크 베뉴도 타이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경기 포천 ‘허브 아일랜드’는 지난해 전체 방문객 80만 명 가운데 행사 방문객이 37%를 차지했다. 전북 완주 ‘산속 등대’는 유니크 베뉴로 지정되면서 소상공인협회와 연 페스티벌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지역의 주말 명소로 떠올랐다. 장윤정 허브 아일랜드 본부장은 “지난해 200명이 단체로 왔던 한 미국 기업은 최근 재방문 의사를 전해왔다”며 “행사 참가 목적으로 왔다가 이후에 가족, 친구들과 다시 찾아오는 외국인 방문객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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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 베뉴 개발은 세계적인 추세다. 영국과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호주, 일본 등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유니크 베뉴를 발굴해 활용하고 있다. 영국, 네덜란드 등은 정부 부처 산하 전담조직이 신규 발굴부터 브랜드 홍보, 행사 유치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인공정원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미주와 유럽 행사 기획자가 선정한 가장 매력적인 마이스 유니크 베뉴에 선정되기도 했다.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도 3~4년 전부터 유니크 베뉴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전국 유니크 베뉴는 총 280곳. 이 가운데 39곳이 정부 선정 코리아 유니크 베뉴다. 올해는 각 지역에서 선정한 유니크 베뉴 가운데 11곳을 신규로 추가 선정한다. 강원도는 지난해 정선 로미지안 가든, 삼탄 아트마인, 동해 무릉별유천지 등 10곳을, 전북은 2021년 5곳에 이어 지난해 7곳을 추가 지정했다. 경남과 광주, 대전 등도 지난해 지역 공모를 거쳐 유니크 베뉴를 선정했다. 장은주 경남관광공사 컨벤션뷰로팀장은 “컨벤션센터가 있는 창원을 비롯해 김해, 남해, 통영, 합천, 거창 등 도내 18개 시·군에 고르게 퍼져 있는 유니크 베뉴가 마이스 산업의 저변을 도 전역으로 확산하는 거점시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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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유니크 베뉴 타이틀 남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나치게 많은 곳에 타이틀을 붙일 경우 ‘유일무이’라는 유니크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봐서다. 유니크 베뉴 사용자인 마이스 업계에선 “독특한 매력이나 고유한 지역 특색을 찾기 힘든 평범한 시설이 아무런 검증 절차도 없이 선정된 것 아니냐”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별도의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추천으로만 450여 곳을 인증시설로 인정한 태국에선 인증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마다 제각각인 유니크 베뉴 선정 기준도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허준 교수는 “유니크 베뉴는 규모, 인지도보다 더 중요하게 봐야 할 요소가 장소 자체의 독특한 매력과 고유한 스토리 그리고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성”이라며 “유니크 베뉴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기본적인 요건을 충족시키는 선정 기준은 물론 지정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시설과 서비스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별도의 운영 가이드라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