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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동분서주는 지난 8일 저녁 자택에서 전화통화로 수해 대책을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 수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폰트럴타워’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를 의식한 듯 9일부터 윤 대통령은 중대본을 찾아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수해 피해현장을 찾으며 여론 달래기에 뛰어들었다. 이도 역부족이었는지 10일 사과를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현재 위기다.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5%다. 전주와 비교해 1%포인트 반등했지만,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사실상 보합세다. 중요한 것은 부정평가가 66%로 지난주와 동일한 수치를 보이며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의 행보에도 여론이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위기 속에서 나온 윤 대통령의 첫 사과 메시지인 탓에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숱한 의혹과 지지율 급락 속에서 대국민사과 메시지의 요구가 빗발쳤지만 이에 응하지 않은 윤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상징성이 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사과 메시지가 빛을 바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사과 이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관계자가 “대통령의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며칠 전에 얘기했지만 ‘국민들과 눈을 맞춰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통하고 눈을 맞추려 한다’는 그런 이야기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재인이 재차 이와 관련해 물어보자 결국 “사과죠. 첫 번째 사과라는 것에 너무 의미를 크게 두셔서 말씀드린 것이다. 거기에 더 이상 해석을 붙이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커졌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은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 이를 두고 사과가 아니라는 대통령실의 오락가락 행보도 어처구니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