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성 기자] 참깨가 통에 부어지고 물이 쏟아진다. 체를 휘휘 저어서 참깨를 담아낸 다음 다시 물을 채워 넣는다. 이렇게 참깨를 몇 번에 걸쳐 씻어내면 아래에 가라앉는 모래,흙의 양이 눈에 띄게 준다.
국산 참깨는 씻는데 유독 힘이 든다. 참깨 한 포대를 세척한다치면 모래와 흙이 한 바가지나 나올 정도다. 이렇게 씻어낸 참깨는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이미 온도가 왠만큼 올라 돌아가는 볶음기에 물기가 빠진 참깨를 넣는다.
처음에는 참깨안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증기가 가득차는데 어느 정도 지나면 증기가 점점 엷어지고 깨에서 탁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커피 로스팅에서 팝핑이라고 얘기되는 부분이다. 원료안에 수분이 증발하면 가스가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발생된 가스가 약한 부분을 뚫고 나오면서 소리를 내는 단계이다.
수분이 없어진 씨앗 내부의 단백질,탄수화물,섬유질은 열에 의한 변화가 시작되는데 이 때 맛이 형성되는 마이야르(Maillard) 반응도 일어난다. 마이야르 반응은 아미노산과 환원당사이의 화학반응으로 특별한 생체 효소 관여 없이 특별한 풍미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오븐에서 맛있는 빵이 구어지면서 만들어내는 특별한 풍미도 마이야르 반응이다. 커피 로스팅에서 단 맛이 만들어 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보다 더 높은 온도 구간으로 넘어가게 되면 어느 순간 급속한 탄화과정이 시작된다. 마이야르 반응 구간과 탄화구간은 전체 열 구간으로 비교해 볼 때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짧으면서도 민감한 구간이라 열 공급을 줄이고 가스를 배출하는 시점을 찾는게 중요하다.
참깨의 경우 120도 정도에서 팝핑이 일어나고 140도가 넘어가면서 마이야르 반응이 시작된다. 이 보다 더 높은 온도로 가게 되면 환원당의 카라멜화(갈변)가 진행되다가 탄화가 급속히 이뤄진다. 과거의 착유과정은 마이야르 반응구간을 지나 카라멜라이징이 심화된 상태에서 열공급이 차단되면서 배출하였다.
이 때문에 마이야르 구간의 풍미를 잃어버리고 탄화가 상당히 진전된 기름을 얻어냈다. 열에 의한 갈변화는 어두운 색깔의 기름과 함께 화학적으로 벤젠계통의 향 성분이 강하게 발현된 상태로 나타난다. 때문에 원료마다 달라지는 기름이 아니라 어떤 참깨로 만들어내든 똑같은 참기름이 만들어졌다.
심지어 참기름에 다른 기름을 섞어도 알기 쉽지 않아 가짜 참기름이 만들어졌다. 이런 연유로 사람들이 잘 믿지 않는 대표적 품목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행정적인 규제도 여기에 맞춰 가짜 참기름을 집중 단속한다. 국산에 수입산을 섞어 짜지는 않는지, 수입산을 국산이라고 만들지는 않는지를 확인하는데 주력한다. 가짜든, 진짜 참기름이든 모두 똑같은 참기름 맛이어서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도움말 주신분: 박정용 쿠엔즈버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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