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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노동시간개선위)는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탄력근로제 관련 결과를 도출하려 했지만, 노사 입장이 팽팽해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회의는 자정을 넘겨 장장 10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철수 위원장은 “막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논의 연장선상에서 하루 더 논의해서 합의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제력 없는 사회적 대화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지적과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사간 일정부분 노사간 이견을 좁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18일 시작한 회의가 자정을 넘겨 무려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했으나 결국 합의안은 만들지 못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 노동자위원인 정문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전날 밤샘 마라톤 협상까지 벌였으나 (노·사의) 의견이 모아지거나 함께갈 수 있는 내용을 만들지 못했다”며 “탄력근로제 관련해 보호장치가 중요하다. 보호장치 없는 탄력근로제는 살인이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비롯한 탄력근로제 개편은 지난해 말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마무리하려 했던 사안이다. 이미 정부와 여당이 조율을 마치고,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연내 입법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정부 여당이 경사노위에서 진행중인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합의 결과를 지켜보자며 법안 처리를 미뤘다. 계도기간이 다음달 말 종료되기 때문에 3월 안에 어떻게든 법 개정안을 마무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는 경사노위에서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국회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처리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 논란으로 얼어붙은 정국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2월 임시국회는 물론 3월 임시국회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노동시간제도개선위는 전날 간사회의에서 막판까지 의견 조율을 타진했으나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노동시간개선위는 공익위원 4명·근로자위원 2명·사용자위원 2명·정부위원 1명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 8차례 전체 회의를 열고 탄력근로제 실태조사 연구 결과, 해외 사례 연구, 현장 노사의견 청취, 쟁점 의제 논의 등을 진행해왔다.
성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노사가 탄력근로제 확대를 놓고 명확한 근거와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고, 미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 등 5개 해외 사례를 국내와 비교해 노사간 입장 차이를 일부 좁혔다.
5개국은 대부분 우리나라보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길고, 도입 요건 역시 느슨하다. 일본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1년으로, 1개월 이상 탄력근로제를 적용할 때 노조와 서면 합의를 하면 된다. 미국은 법정 노동시간이 주 40시간이지만 노사가 단체협약하면 근로시간을 늘릴 수 있다. 대신 초과 근무시간은 1.5배의 할증 임금을 줘야 한다.
남은 쟁점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로 인한 노동자 임금손실 보전과 건강권 보장, 탄력근로제 확대 요건 완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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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는 법 개정에 따라 주 52시간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2022년 이후에나 검토를 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탄력근로 기간 확대 논의의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