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는 다사다난한 2018년을 보냈다.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돼 20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진가 하면 프리미엄 브랜드 BMW는 잇따른 화재로 ‘비엠 또 불유’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로 디젤차 배기가스 인증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대차는 그랜저, 쏘나타, i30, 액센트 등 4개 차종의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했다.
신차의 등장은 화려하지만 단종은 조용히 이뤄진다. 2018년 단종돼 아쉬운 차량 4대를 추려봤다.
2006년 출시한 2세대 카렌스는 중형 세단인 로체를 베이스로 개발했다. 1세대 보다 휠베이스가 130mm 늘었다. 2007년 경쟁 모델이던 GM대우 레조의 단종으로 카렌스는 시장을 독식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고속도로 전용차선을 탈 수 있는 카니발의 인기가 높아지고 7인승 세제혜택이 사라지면서 1세대에 비해 판매량이 줄었다.
2013년엔 카렌스의 마지막 모델인 3세대가 출시됐다. 유럽시장 공략용으로 국내보다 유럽에 먼저 선보였다. 기아 준중형(씨드,K3) 프레임을 기반으로 제작된 카렌스는 2세대에 비해 공간이 줄었다. 이런 이유에선지 3세대 초창기 디젤 모델은 5인승으로 출시됐다. 공간이나 디자인에서 쉐보레 올란도에 밀렸다. 기아는 외관을 손봐 2016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지만 월평균 판매량은 200여대에 머물렀다.
사실상 2배 이상 비싼 수입차보다 판매가 저조했다. 결국 2018년 7월 생산을 끝으로 카렌스는 판매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단종 이후 카렌스 후속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4세대 카렌스 개발 계획은 없다”며 “카렌스 대신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소형 SUV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다양한 편의장비에 저렴한 가격대로 '가성비 최고 차'라고 불리기도 했다. 카니발보다 작지만 안전성과 탄탄한 주행성능을 갖추고 있어 패밀리카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올란도는 2015년 소소한 변화를 거친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지만 본격적인 SUV 열풍의 여파로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결국 올란도는 지난해 6월 단종됐다.
끊임없이 재기된 비싸다는 가격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출시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최대 200만원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가격 인하까지 단행했음에도 월 평균 판매량은 500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여기에다 한국GM 철수설에 이어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되면서 지난해 2월 크루즈의 생산이 중단됐다.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아직까지 크루즈가 판매되고 있지만 GM본사의 계획에 따라 올해 글로벌 단종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999년 현대차가 에쿠스를 출시하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2003년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이후 한동안 에쿠스를 압도했다. 쌍용차는 새롭게 플랫폼을 개발해 2008년 2세대 체어맨W 출시했다. 독일 벤츠에서 수입한 V8 5.0L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하고 국내 최초의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오토홀드를 포함한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등의 장비를 채용했다. 초기에는 잠깐 반짝했지만 현대차가 이듬해 2세대 에쿠스를 출시하자 판매량은 급격히 감소했다.
이후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하면서 체어맨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결국 2017년 12월 단종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체어맨 브랜드가 폐기된 것은 아니다”며 “후속 모델이 없어 일단 단종을 하는 것이라 향후 체어맨 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내부적으로 고민중이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최근 기아차 프라이드, 현대차 아슬란 등이 단종됐다. 세단이나 해치백, MPV 등이 단종되는 것과 반대로 SUV 신차들은 끊임없이 출시되며 시장을 달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