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외식물가에 뿔난 소비자들이 몰리는 '이곳'

한전진 기자I 2024.05.13 05:45:00

“비싸서 외식 겁나네” 치솟은 외식 물가
전성기 되찾는 무한리필·뷔페 레스토랑
‘애슐리퀸즈’, ‘빕스’ 매출, 고객수 증가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30대 회사원 이 모씨는 최근 대학 동기들과의 저녁 모임 장소를 ‘뷔페식 레스토랑’으로 정했다. 메뉴의 종류도 다양할뿐만 아니라 맥주, 와인 등 주류가 무제한이라 일반 주점에서 모임을 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씨는 “일반 식당에서도 저녁을 먹으면 20만~30만원이 기본”이라며 “차라리 뷔페식 레스토랑을 가는 게 만족도가 더 높을 것 같았다. 최근 자주 방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무한리필, 뷔페 등의 매장에 사람들이 다시 몰리고 있다. 외식 물가 급등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한때 전문 식당, 파인다이닝(고급 레스토랑)에 밀려 외면을 받았지만 극심한 고물가에 전성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서울 종각 애슐리퀸즈의 모습 (사진=이랜드이츠)
◇가장 매출 증가율 높은 업종 ‘뷔페’…일반 업종은 대부분 감소

12일 빅데이터 핀테크 기업 ‘핀다’가 상권 분석 플랫폼 ‘오픈업’을 통해 지난 3월 전국 외식업 상권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외식업 매출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0.6% 감소한 11조5464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월(9조9151억원)과 비교하면 16.5% 증가했다. 특히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뷔페(20.9%)였다. 다음으로 패스트푸드(7.5%), 베이커리(3.4%), 한식(0.8%), 치킨·닭강정(0.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일반 외식업종은 감소세였다. 주점(-8.7%) 퓨전·세계요리(-7.7%), 양식(-5.3%), 유흥주점(-4.1%) 등 순이었다.

뷔페 등 무한리필 매장의 매출 증가는 치솟은 외식물가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9%)보다 0.1%포인트 높았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을 웃돈 건 2021년 6월부터 35개월째다. 이젠 냉면 한 그릇이 2만원, 김밥 한 줄이 3000원에 육박한다는 푸념이 나온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애슐리퀸즈’·‘빕스’ 인기…가성비가 강점

실제로 뷔페형 레스토랑은 인기를 끌면서 실적이 개선되는 모양새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중저가 뷔페 ‘애슐리퀸즈’의 지난 1~8일 매출은 전월동기대비 55%, 전년동기대비 88% 증가했다. 한식 뷔페인 ‘자연별곡’의 매출 역시 전월동기대비 130%, 전년동기대비 35%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해당 브랜드의 평균 고객수도 늘어났다. 애슐리퀸즈는 26%, 자연별곡은 35%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 식당들의 공통점은 2만~3만원대의 가격으로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애슐리퀸즈의 이용 가격은 성인 기준 평일 점심 1만9900원, 평일 저녁 2만5800원, 주말·공휴일 2만7900원이다. 애슐리퀸즈 관계자는 “지난해 말 77곳이었던 매장이 현재 90곳까지 늘었다”며 “올해 150개까지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VIP 등 멤버십 혜택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푸드빌의 빕스도 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달 27일에서 이달 8일까지의 빕스의 매출과 고객수는 전월동기대비 60%가량 늘었다. 주말 오전부터 저녁까지 현장 대기 고객수가 50~70팀에 달했다는 것이 CJ푸드빌의 설명이다. 빕스는 평일 점심 3만7900원, 디너·주말·공휴일 4만7900원으로 운영된다. 맥주 와인 등 주류도 즐길 수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형마트에 입점한 식음료(F&B) 매장에서도 무한리필·뷔페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동점에 입점한 초밥뷔페 ‘쿠우쿠우’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누적 매출이 하루 평균 목표의 215%를 초과 달성했다. 전국 홈플러스 16개 점포에 입점한 무한리필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 역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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