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평소 한쪽 팔을 베고 옆으로 누워 잔다. 다음날 팔이 저린 날도 많아 다른 자세를 취하려고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이 자세로만 잠을 잤기 때문에 다른 자세를 취하면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팔이 저릿한 느낌이 심해지더니 손목과 손가락에도 통증이 느껴졌다. 단순히 가벼운 근육통증으로만 여기고 방치했지만 통증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박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의사에게 전해들은 그의 병명은 다소 생소했다. 주관증후군(팔꿈치 터널 증후군)이라는 이 병은 팔꿈치 터널 안쪽을 지나는 척골신경이 눌리고 팔꿈치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연세건우병원 이상윤 원장은 “주관증후군의 경우 초기에는 가벼운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나다가 점차 팔꿈치 안쪽 부위나 약지 및 새끼손가락에 통증 및 이상 감각 등을 호소하게 된다. 나중에는 손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물건을 들거나 집는 동작이 어려워지며 심해지면 약지 및 새끼손가락이 변형될 수도 있는 무서운 병”이라고 설명했다.
병의 원인은 다양하다. 팔 근육에 선천적 이상이 있거나 외상을 입은 경우에 유발될 수 있지만 팔꿈치를 구부린 채 장시간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하거나 팔을 베고 자는 자세 등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주관증후군의 경우 증상이 경미하다면 약물치료, 주사치료, 보조기 착용, 물리치료 등으로 호전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수개월 이상의 보존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근육 위축, 마비 증상, 손가락 변형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이상윤 원장은 “팔꿈치 주관증후군으로 진단받은 경우 치료와 함께 팔꿈치를 오래 굽히고 있거나 팔꿈치를 누른 채 기대는 동작, 팔베개, 팔에 머리를 기대거나 엎드려 자는 습관 등은 피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주관증후군은 테니스 엘보나 골프 엘보, 손목터널증후군 등 다른 질환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