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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은 시대와 문화권을 막론하고 세계를 이해하려던 이들의 영감이었다. 인간은 오랫동안 수만 마리가 모여 사는 꿀벌을 인류를 비추는 거울이자 이상적인 삶의 양상으로 봤다. 철학자는 벌집에서 자연의 비밀과 인간의 근원을 찾았고 세속의 통치자는 꿀벌의 질서형태를 정치참모로 삼았다. 기독교인은 성모마리아의 처녀성을 증명하는 존재로 내세우기도 했다.
군주정·귀족정·공화정 등 인류가 발명한 모든 정치체제가 이미 꿀벌사회에 있다. 고대로마의 시인인 베르길리우스는 벌집을 두고 “한 명의 지도자를 둔 완벽한 공화국”이라고 말했고, 12세기 철학자인 존 솔즈베리는 귀족정의 완벽함을 보았다. 현대 여성주의자는 모계중심이란 점에, 자유주의자는 끝없는 번영에, 무정부주의자는 ‘자주관리’ ‘상호 부조’란 핵심원리를 도출했다.
20년 경력의 양봉업자와 파리 소르본대 철학과 교수인 형제가 만나 꿀벌을 소재로 인류의 정치와 철학사를 이야기한다. 고대그리스부터 ‘IT판 양봉업자’란 구글까지 육각형 벌집구조에서 착안해 여섯 단계로 나눠 구성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철학이 등장하고 정치체계가 뒤집혔지만 꿀벌은 모든 시대를 관통했다. 인류문명의 무한한 지적 원천이자 비유의 소재로서 수천 년간 사상적인 생명력을 이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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