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에 나설 때는 산에서 맞게 될 최악의 상황에 미리 대비해 준비해야 한다는 것. ‘추위’와 ‘어둠’ ‘조난’ ‘체력소진’이 그것이다. 가을에는 낮과 밤, 산 아래와 정상의 온도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반드시 여벌의 옷을 준비해야 한다.
그는 “산은 100m 올라갈 때마다 약 0.5도씩 기온이 낮아진다”며 “해발 500m면 지상보다 약 2.5∼3도가량 온도가 낮아 땀이 식으면서 저체온증이나 감기에 걸릴 위험이 있어 한여름에도 배낭 안에 재킷을 챙기는 것이 기본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을산을 오를 때는 얼마나 적절히 옷을 덧입거나 벗으면서 체온 조절을 잘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산행 시간도 되도록이면 오후 4∼5시 전에 끝나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엄 대장은 당일 산행용으로 안정감 있고 물건 수납이 용이한 30ℓ 들이의 배낭을 추천했다. 그는 “배낭은 무엇보다 자신의 몸에 잘 밀착됐는지 살피고 어깨에 맞게 메야 허리나 목의 통증이 없다”고 덧붙였다.
배낭을 꾸릴 때는 가벼운 것은 아래쪽으로, 무거운 짐을 위쪽에 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거운 물건이 아래쪽에 있으면 허리나 어깨에 부담이 있게 마련. 또 배낭 양쪽의 무게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등산화는 접지력이 좋은 것이 좋다. 밀레의 ‘볼더링’은 엄 대장이 집 가까이 도봉산을 오를 때 애용하는 제품. 발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주고 다리·관절 충격과 부담을 줄여줘 즐겨 신는다고 알려졌다.
재킷은 가벼운 기능성 소재 재킷을 챙기면 기온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는 “산세가 험하거나 기상 환경이 극단적인 산에 오를 것이 아니라면 굳이 고가의 고어텍스 재킷이나 윈드스타퍼 재킷이 필요없다”면서 “산행 목적과 장소에 맞게 제품을 고르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강조했다.
◇가을정취 만끽 가을산 어디? 엄 대장은 요즘 같은 계절에 오르기 좋은 산으로 두말할 것 없이 도봉산을 꼽았다. 도봉산은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산으로 엄 대장의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장소다. 1960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4살쯤 원도봉산 자락으로 이사 와 어린 시절부터 산길을 오르내리며 산악인의 꿈을 키워왔다. 추천 코스는 망월사역에서 내려 엄홍길 기념관을 시작으로 엄홍길 집터-망월사-포대능선을 타고 정상에 오른 뒤 도봉산 Y자 계곡으로 내려오면 좋다. 약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8번째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에 완등했고, 8000m급의 위성봉 얄룽캉을 올랐으며 2007년 5월31일 8400m의 로체샤르도 완등하면서 세계 최초 16좌 완등에 성공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의 기술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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