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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대로1]‘野 초선돌풍’ 톡톡튀는 여성 초선 3인방까지

박태진 기자I 2021.06.05 06:00:00

이영, 빅데이터 전문가로 대선준비 적임자 피력
배현진, 높은 인지도 바탕 수석최고위원 목표
조수진, 호남 지지 높여 정권교체 전사 자처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최근 야권에서는 초선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를 뽑는 경선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의 한 축인 최고위원을 뽑는 경선에서도 초선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성 초선의원 3인방은 저마다 톡톡 튀는 전략으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들이 지난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1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과학기술계 비례대표 의원인 이영 후보는 내년 대선에서 빅데이터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배현진 후보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수석최고위원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남 출신인 조수진 후보는 호남 득표율 상승을 공약으로 내걸며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 드론 출사표에 춤 동영상까지

먼저 이영 후보는 과학기술계 벤처기업가 출신답게 출마 때부터 드론을 이용해 연설문을 전달받는 등 이색 회견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이 후보는 비전발표회에서 “선거는 과학이며, 대선은 데이터 전쟁이다. 데이터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면서 “내년 대선에서 드루킹 같은 사이버 공격에 대책 없이 망가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에게는 ‘카이스트 최초 암호학 전공 이공계 외길인생 30년’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21대 국회 최초로 전자입법 시스템을 개발해 도입한 이 후보는 최근 ‘디지털 소통’에 나서고 있다. 그는 최근 이날치 밴드의 노래 ‘범 내려온다’ 챌린지에 도전해 ‘영 내려온다’로 각색해 눈길을 끌었다.

이영 후보 측은 “선거는 축제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영상을 찍었다”면서 “신구대결, 계파싸움이 아니라 국민들과 소통하는 게 전당대회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영 의원이 이날치 밴드의 노래 ‘범 내려온다’를 각색한 ‘영 내려온다’ 영상.(사진=영상 캡처)
이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무기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정권교체라는 목표는 있지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4일 오후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 “의석수가 야당 100명 대 여당 200명 수준이다. 보좌진과 사무처 직원도 1000명 대 2000명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난다”면서 “역사적으로 수가 적은 군대가 이기기 위해서는 뛰어난 리더십, 차별화된 전략, 특별화된 무기가 있어야 한다. 무기는 사이버 전략이 돼야 하고 이는 우리 보좌진과 당 직원들을 전략적 위치에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는 과학이다. 대선은 사이버 전쟁”이라며 “지난 대선 때 드루킹 사건 때에도 대처하지 못하고, 빅데이터 전략 없이 나서선 안 된다. 반드시 디지털 전문가, 사이버 전문가, 과학기술전문가가 지도부에 들어가서 기술기반에 의한 당의 위기의식, 대처법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 애국하는 마음으로 정권교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배 후보는 수석최고위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인 그는 2018년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에 의해 영입돼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지만, 21대 총선에서 송파구을에 출마해 4선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배 후보는 최근 비전발표회에서 “당이 가장 어려웠던 2018년에 입당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리고 바람이 부나 당원들 곁에 있는 걸 감사해 하며 곁을 지켰다”면서 “국민과 당원을 진짜 최고로 만들어주는 진짜 최고위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그는 최근 광주에서 열린 첫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매력 정당’을 강조했고, 두 번째 부산·울산·경남 연설회에서는 ‘포용하는 정당’, ‘화합하는 정당’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경북 연설회에서는 ‘반드시 이기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배 후보는 마지막 합동연설회인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는 애국지사를 언급하며 정권교체에 몸을 바치겠다고 했다.

그는 “저의 본적은 충남 예산이다. 저는 어렸을 때 윤봉길 의사 생가 터에서 참 많은 시간 보내며 나중에 애국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기도했다”면서 “30년이 지난 지금 제가 헌신해서 나라를 발전시키겠다”고 충청 당심(黨心)들에 읍소했다.

배 후보는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낸 저서를 비난하며 “내로남불하는 문재인 정권을 씻어내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망국의 길로 간다”면서 “이 몸과 마음을 바쳐 내년 대한민국 지켜내야 한다. 대표선수로 내보내 주시면 활기찬 정권교체의 출발선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 중도·중원 손잡고 文정권과 싸울 것

호남 출신인 조 후보는 중도로 외연확장을 외치고 있다. 언론인 출신 비례대표 의원인 그는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각종 의제와 관련, 민주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파이터로서 활약 중이다.

조 후보는 앞선 비전발표회에서 “호남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서울의 당협위원장이다. 40대다. 중학생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주부”라며 “우리 당에 부족하다고 지적되는 부분을 저부터 채우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출마선언식에서는 “정권교체의 전사가 되겠다”며 “대선을 앞둔 제1야당에 최고의 정치혁신은 정권교체다. 중도실용에 입각한 수권 정당의 비전과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개혁적 보수층과 합리적 진보까지도 껴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호남에서 우리 당 대선후보의 득표율을 25%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그는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도 야권이 해야 할 정치혁신으로 정권교체를 꼽았다.

조 후보는 “독립운동하는 마음으로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웠다”고 지난 1년간 의정활동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중원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었다. 대선 또한 충청을 얻지 않고서는 안됐다”면서 “저는 줄곧 중도실용을 강조해왔다. 중도와 중원이 손잡고 압도적으로 저를 밀어준다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불의의 정권과 맞서 싸우겠다. 영남과 호남이 만나는 이곳 충청에서 독립 운동하는 마음으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자”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여성 초선의원들의 활약도 국민의힘 전당대회 흥행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변화의 바람에 한몫했다는 것이다. 세 후보들 중 누가 당심을 많이 얻어 최고위원 자리를 꿰찰지 이번 전대의 또 하나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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