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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오는 국내총생산(GDP), 수출, 기업이익 등 커다란 숫자들은 나와 상관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낯설지만 와닿는 지표를 하나 들여다보면 왜 내 지갑엔 큰 변화가 없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바로 ‘피용자보수’라는 겁니다. 노동자가 한 분기 또는 한 해 동안 받은 임금, 급여, 그리고 사용자가 부담하는 사회보험료 등을 모두 합친 개념입니다. 가계 소득에는 포함되지 않는 4대 보험 등은 포함돼 있고, 자영업자 소득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근로 소득과 같지는 않지만, 국가 전체 부(富) 중에서 급여 소득자에게 돌아간 몫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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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와 기업 간 극명한 온도 차는 수출 호조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발생한 과실이 아직 근로 소득으로 흐르지 못하고 기업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경제 회복세에도 공장과 사업장 곳곳에서는 파업과 쟁의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도 이같은 온도 차에서 비롯됩니다. 인공지능(AI)발 특수를 누린 삼성전자와 LS전선뿐 아니라 자동차·조선 등 업황이 좋은 업종 전반, 나아가 카카오 같은 비제조업까지 확산하는 모양새입니다.
성장의 몫이 기업과 근로자에게 고르게 나누어지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노동자들의 요구도 바뀌었습니다. 과거의 임금 협상은 “임금을 몇 % 올려달라”는 정률 인상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회사가 번 이익의 몇 %를 근로자 몫으로 못박아 달라”는 이익공유제 요구가 중심입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특수를 누리고 있는 대만의 마이크론 노조는 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안을 받고도 이를 거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을 영업이익과 연동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 반도체 쏠림 심화와 분배 지표 악화 등에 따른 불만이 누적되면서 이익 공유 요구가 전 업종에서 더 넓고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잇따른 파업과 노사 갈등을 ‘기업 대 노조’의 단순한 싸움으로 봐선 안 됩니다. 우선 핵심 제조업의 조업 중단은 전후방 연관 산업으로 여파가 확산돼 수출 및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전문가들은 더 근본적으로 반도체발 수출 호조의 수혜가 일부 기업에만 머무르게 될 경우 업종·가계 내, 가계·기업 간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경제 전체의 활력과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포스코가 올해 창사 이래 첫 부분파업을 시행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