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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소주 수출액은 4832만달러(약 667억원)로 전년동기대비 4.7% 늘었다. 지난해 국내 소주 전체 수출액은 1억141만 달러(약 1400억원)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1억달러를 돌파했다. 소주 수출액은 2018년 9757만달러(1347억원)를 기록한 뒤 2021년(8242만달러)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가 2022년(9333만달러)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소주의 인기는 ‘K컬처’의 확산과 궤를 같이 한다. 한국 드라마 등 K콘텐츠에 자주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주류업계가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해외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 주요 소주업체의 수익성도 크게 증가했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올해 2분기 매출(이하 연결기준)은 6652억원, 영업이익 6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7%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473.1% 급증했다. 마케팅 비용 효율화와 다브랜드 전략,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영업이익 급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소주 해외 매출은 2017년 571억원에서 지난해 1891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칠성(005300)음료도 해외사업 효과를 봤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1조 992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8.1%, 영업이익은 1.8% 늘었다. 음료 부문은 내수 소비 부진으로 고전했지만 필리핀 법인인 필리핀펩시(PCPPI)와 주류 부문이 실적을 받쳤다. PCPPI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6% 62.2% 증가했다. 주류 부문도 영업이익이 35.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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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주류 문화가 ‘소맥’(소주+맥주)에서 위스키·와인 등으로 다양해진 데다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소주 시장은 정체 상황이다.
국세청 주세신고현황에 따르면 국내 소주 출고량(희석식 기준)은 2019년 91만 5596㎘를 기록한 후 87만 4537㎘(2020년)→82만 5848㎘(2021년)→86만 1540㎘(2022년)→84만 4250㎘(2023년)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류업체들은 해외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미래 100년 먹거리를 해외에서 찾기 위해 2030년까지 해외시장 소주 매출 5000억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베트남에 해외 첫 소주 생산 공장을 건립 중이다. 이외에도 ‘전략 국가(우선공략국)’의 현지 가정 채널 입점을 확대하고 스포츠 마케팅 등 다양한 글로벌 활동에 힘을 주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미국 주류 시장의 본격적인 공략을 천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2월 미국 주류회사 E&J 갤로(E&J GALLO)와 업무 협약을 맺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E&J 갤로의 유통망을 활용해 올해 미국 주류 전문 판매점 1만여곳에 ‘처음처럼’, ‘순하리’ 등 소주를 입점시키며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이런 성과에 올해 상반기 미국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해외 진출은 대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가수 박재범의 원스피리츠는 오는 22일 싱가포르에 ‘원소주’를 정식 수출하는 데 이어 연내 태국·인도네시아 수출도 계획 중이다. 현재 원스피리츠의 수출국은 미국, 일본 등 13개국이다.
주류업계는 해외시장 성패가 생존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류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내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해외진출은 생존을 위한 당연한 수순”이라고 했다. 이어 “해외시장에서 K소주 타이틀을 먼저 선점하는 곳이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