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현대차 10년 직고용 선례봤더니…집단·줄소송에 勞勞갈등도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신민준 기자I 2021.07.15 05:00:15

‘시한폭탄’ 된 비정규직 직고용②
현대차 사례로 본 직고용 순기능과 역기능
2012~2020년 비정규직 9187명 정규직 직고용
비정규직 줄소송·1조원 육박 비용 부담 등 부작용도

[이데일리 신민준 손의연 기자] 현대자동차(005380)를 둘러싼 사내 하청(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직접 고용(본사 채용·직고용) 논란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그간 인건비 등 직고용을 위해 1조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또 직고용 과정에서 대상이 아닌 비정규직 직원들의 잇따른 집단·개별소송 제기와 노노(勞勞) 갈등 등도 겪었다. 현대차는 노사간 직고용 합의 목표 인원 달성을 목전에 둔 만큼 고용을 조만간 마무리해 논란을 매듭지을 방침이다. 다만 현대차의 직고용 마무리 후에도 진행 중인 소송 결과에 따라 논란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



노사, 세 차례 합의 걸쳐 직고용 규모 확대

직고용 논란의 발단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법원은 현대차 사내 하청업체 소속 생산직 직원 최병승씨가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불법파견) 상고심에서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현대차가 최씨를 직고용하라는 것인데 사내 하청 파견 노동을 불법으로 본 최초의 판결이었다. 최씨는 앞선 1심과 2심(항소심)에서는 모두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011년에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최종적으로 최씨의 손을 들어주면서 직고용 논란이 시작됐다. 현대차는 다음 해인 2012년 사내 하청 문제 해결을 위해 △회사 △사내 하청업체 대표 △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하청지회로 구성된 특별협의체를 구성했다. 특별협의체는 구성 이후 2014년 4000명을 시작으로 2016년(2000명), 2017년(3500명) 3차례에 걸쳐 총 9500명의 사내 하청업체 직원 직고용에 합의했다.

특별협의체는 직고용 직원과 관련해 임금과 복지, 직군 등 모든 근로조건을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특별협의체는 또 사내 하청업체 근무기간에 따라 정규직 근속경력을 최대 10년까지 인정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1인당 500만원씩의 격려금도 지급했다. 현대차는 직고용 직원들의 적응을 돕기 위한 사내 교육도 실시했다.

하지만 직고용의 부작용도 나타났다. 먼저 직고용에 대한 일부 기존 정규직 직원의 반발로 노사 합의에 앞서 노노 갈등이 불거졌다. 현대차 정규직 공개 채용에 합격하기 위해 자격시험 등을 거치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기존 정규직 직원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했다.

사내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의 집단 및 줄소송도 이어졌다. 2010년 사내 하청업체 직원 1247명이 제기한 소송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현대차가 생산직에 한해서만 직고용해 다른 직군과 형평성이 어긋난다며 다른 직군의 비정규직도 직고용하지 않으면 총 313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년 뒤 판결에서 법원이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고 현대차는 항소했다. 현대차는 항소 후 직원들과 합의 또는 직고용하면서 2017년 항소심에서 원고 수가 159명으로 대폭 줄었다. 항소심에서도 직원들이 승소하자 현대차는 대법원에 상고해 현재 계류 중이다. 집단 소송 외 개별 소송까지 포함하면 수십 건의 소송이 법원에 계류 중으로 알려졌다.

인건비 등 비용 부담도 커졌다. 현대차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총 9179명을 직고용했다. 특히 현대차는 신규 채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추가로 인원을 직고용했다. 직원 1명당 연봉을 현대차의 평균 직원 연봉인 9400만원(2012년 기준)으로 단순 가정했을 때 그동안 직고용에 최소 86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격려금 등 직원 복지와 법원의 패소 판결 후 일부 직원과 합의하는 과정에서 지급한 금액 등도 고려하면 비용 부담은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노사 합의 직고용 목표 인원 달성할 듯

물론 직고용의 순기능도 있었다. 직고용 직원들은 기존보다 급여가 인상된데다 현대차의 각종 복지 혜택 등도 받았다. 직고용 직원들은 또 비정규직 때와 비교해 해고 절차도 까다로워졌고 정년도 보장받았다. 당시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의 합의가 앞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행한 다른 대기업 사례와 비교해 진일보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사내 하청 소속 비정규직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 다른 별도 직군으로 전환 또는 무기계약으로 갱신하는 형태의 제한적인 정규직 전환과 달랐다는 게 이유다.

현대차는 앞으로 321명을 추가로 직고용하면 노사 합의 인원 목표를 달성한다. 기존 직고용 추세에 비춰봤을 때 현대차의 직고용은 올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법원 등에 소송이 계류 중이어서 현대차는 판결 결과에 따라 또다시 노조와 직고용 협상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최근 들어 차랑용 반도체 공급 부족 등에 따른 차량 출고 적재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회복 전망 불투명 등으로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 대법원 판결 이후 현대차는 10년 넘게 직고용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노사간 합의한 인원을 모두 직고용하더라도 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들 때문에 끝나도 끝나지 않은 셈이다. 직고용 논란이 계속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