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마약거래 온상 '다크웹' 사이트 운영자 최초 적발

이승현 기자I 2018.12.23 09:00:00

자체 수사기법으로 운영자·개발자·판매상 등 무더기 검거
"마약 판매상, 인터넷·SNS 친숙한 20~30대"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중앙지검.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온라인 마약거래 온상인 이른바 ‘다크웹’ 사이트 운영자 등이 검찰에 처음으로 적발됐다. 다크웹은 일반 브라우저가 아닌 특정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접속 가능한 ‘은닉망’으로 마약이나 무기 거래, 음란물 유통 등의 플랫폼으로 쓰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태권)는 다크웹에 한국형 ‘드러그 마켓’(마약장터)를 만들어 마약류 매매를 알선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으로 운영자 신모(39)씨와 서버·사이트 제작자 김모(35·여)씨를 각각 구속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신씨와 김씨는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마약 판매상들과 공모해 18회에 걸쳐 판매광고를 하고 대마·필로폰·LSD 등의 매매 알선을 50회 가량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같은법 위반 혐의로 전문 판매상 박모(22)씨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4명을 기소중지했다. 이들은 2017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LSD 등을 밀수하거나 대마와 해시시를 직접 재배해 판매한 혐의가 있다.

검찰에 따르면 운영자와 제작자, 판매상들은 은밀한 마약 유통을 위해 다크웹에서 암호화 메시지와 다크코인을 이용했다.

이들은 보안을 위해 다크웹의 암호화 프로그램을 통해 주고받는 메시지로 의사소통을 했다. 거래대금은 별도 세탁과정 없이 거래기록을 숨길 수 있는 가상화폐인 다크코인을 사용했다.

다크웹은 서버 IP 등을 자동세탁하기 때문에 운영자와 판매상 ID 이외에는 수사 단서가 없어 일반적인 마약 수사기법으로 추적이 어렵다. 검찰은 이 사건의 경우 자체 개발한 수사기법으로 운영자와 판매상을 추적해 운영자와 사이트 제작자를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에 다크웹 마약전문 사이트 운영자를 처음으로 검거해 사이트까지 폐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을 포함해 최근 검거된 판매상들은 인터넷과 SNS에 친숙한 20~30대로 온라인 마약유통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마약투약 전력이 없는 무직자나 대학생 등 젊은 세대로 마약류 공급자 층이 두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이트의 마약유통 범죄수익인 약 1억원에 대해 추징보전 청구 등 조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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