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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는 21일(현지시간) “IT·기술 산업 분야는 현재 공룡 기업들의 놀이터”라며 “실리콘밸리 IT스타트업의 생사(生死)는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이른바 ‘공포의 5인방(Frightful Five)’의 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들 5개 기업의 시장 통제는 너무 완벽해 신생 기업들이 성공할 기회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 IT업계는 5개 기업이 먼저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을 개발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이길 수밖에 없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신생 기업들이 끊임 없이 혁신을 이뤄내고 자금 조달을 시도하고 있지만 5인방의 눈을 피할 수가 없어서다. 5개 기업은 자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면 해당 기업 인수를 시도한다. 실패시엔 모방하는 일도 서슴치 않으며 소송도 불사한다. 불과 10~20년 전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던 기업들이 이젠 대기업으로 성장해 자신들이 당했던 일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스냅챗이 꼽혔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3년 30억달러에 스냅챗을 인수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이후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에서 스냅챗의 기술을 모방해 왔다는 것이다. 왓츠앱은 올해 2월 사진, 비디오, GIF 등으로 자신의 상태를 알려줄 수 있는 ‘스테이터스’ 기능을 공개했다. 친구 목록에 있는 이용자들과 24시간 동안 공유할 수 있으며 이후엔 저절로 사라진다. 친구가 스테이터스를 활용해 상태를 업데이트한 경우 비공개로 답장할 수 있으며 원하지 않는 친구에겐 공유를 제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스냅챗이 이미 서비스중인 기능과 유사하다.
페이스북은 또 지난 해 8월 인스타그램 내 ‘스토리’라는 기능을 추가했는데, 이 역시 스냅챗이 3년 전에 같은 이름으로 선보인 기능과 거의 동일하다. 작년 12월 페이스북 메신저가 사진 전송을 강조하기 위해 모양과 느낌을 개선한 것도 스냅챗을 참고했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심지어 페이스북은 과거 자사의 혁신 기술이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는 기업이라고 CNBC는 전했다.
구글 역시 스냅챗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스냅챗은 올해 1월 구글과 클라우드 호스팅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5년 동안 매년 4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광고 매출은 3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결과만 놓고 보면 올 한해 광고 수익의 절반 이상을 구글에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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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도 있다. 5개 기업들의 감시를 피하거나 관심이 없는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성장한 스타트업들도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 여행업체 에어비앤비 등이 대표적이다. 오히려 5개 기업이 만든 플랫폼이 자금조달 가능성을 높이는 등 이들 기업의 성장 발판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5개 기업이 몰라서 안한 것이 아니라, 단지 모든 분야에 발을 담그는 것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IT 이외의 업종에서 성공을 거뒀더라도 궁극적으론 5개 기업을 피해가기가 쉽지 않다. 실례로 우버의 경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자동차 부문 웨이모가 기술 도용 협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익스피디어 최고경영자(CEO)에서 우버 CEO로 자리를 옮긴 다라 코스로샤히는 “기본적으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여전히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소비자 행동에 대한 정보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시장의 움직임을 빠르게 파악하는데 불공정한 이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들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특별한 가격을 기꺼이 지불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