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관계자는 또 “공정위에서 시정명령 등의 처분이 나오면 해당 기업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지만 이의신청을 해도 처분했던 위원들이 다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이의신청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피심인들도 있다”고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직도를 보면 조사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처는 위원장을 정점으로 한 피라미드 조직형태다. 이 같은 조직형태에선 심결을 하는 위원회가 사무처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독자적인 판단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구조로 인해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3년7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공정거래법) 제24조의2 위헌제청에서 소수의견으로 “공정위 소속의 공무원인 국장이나 지방사무소장 또는 4급 이상 공무원 가운데서 지정되는 심사관은 직무상의 독립성을 갖는 조사기관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공정위의 심의·의결 기구인 전원회의는 공정거래위원장, 부위원장,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등 총 9명의 공정위원으로 구성된다. 사건 판결이 이뤄지는 전원회의에서는 각 위원들들이 공정성에 문제가 없는 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예컨대 지난해 SK실트론 사건의 경우 위원9명 중 4명이 제적되거나 회피돼 5명으로 심의가 진행됐다. 당시 상임위원 2명은 해당 사건의 심사관 역할을 한 적 있어서 제척됐고, 김동아 비상임위원은 피심인 대리인와 같은 법무법인 소속이어서, 서정 비상임위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 공정위에 법률자문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각각 회피됐다.
민감한 사건이기에 조금이라도 접점이 있는 위원들은 모두 배제하고 심의를 진행한 것이지만,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위 사무처 직원들의 직권조사를 결재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장이 위법의 심증을 갖고 조사를 지휘한 상황에서 심사보고서를 작성한 심사관과 어떻게 다른 의견을 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국회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사전에 기업 조사와 관련한 결재를 하면서 사건에 관한 예단을 갖게 될 가능성은 없는지, 또 예단을 차단할 선언적인 장치, 이를테면 조사업무는 사무처장 선에서 전결처리하는 등의 제도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위의 사무처와 위원회간 자유로운 인사이동은 외부에서 볼 때 공정위가 1심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신뢰성을 의심 받기에 충분하다”며 “또한 공정위원장이 경쟁당국 리더와 심판관의 역할을 겸임하는 데다 상임위원 자체가 내부 승진 인사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위원에 자체에 객관적인 판단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