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로맨스 물인줄 알았다가 나도 모르게 ‘풉’ 소리를 내며 웃었다. 쉴새 없이 이어지는 창의적인 드립. 상황은 너무나 판타지스럽지만 여주인공의 모습은 극현실적. 현실성과 판타지가 ‘반반’ 묻어있다고나 할까. 이처럼 절묘하게 줄타기를 하니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된다. 카카오웹툰 ‘바니와 오빠’들 이야기다.
사실 이 웹툰 카카오 진영에서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2019년 9월 첫 연재를 시작해 카카오웹툰내에선 꾸준히 팬덤을 모아왔다. 누적 조회 수만 1억5000만회 이상이다. 카카오웹툰의 대표 로맨스 웹툰이라고 봐도 무방한데, 실제로 감상해보니 그럴만 했다. 요새 수많은 로맨스 판타지만 봐왔던 기자에게 상당한 웃음과 재미를 던져줬다.
배경은 캠퍼스다. 20대의 첫 연애를 끝낸 여주인공 ‘바니’가 꽃미남 5명을 만나 엮이는 로맨스를 그렸는데, 그저 그런 뻔한 전개가 아니다. 이유는 주인공의 태도에 있다. 바니는 극중에서 ‘감히 자신이 이 꽃미남들과 로맨스로 엮일 일이 없다’는 철학 하에 철저하게 자신을 부정하는데, 현실 속 독자들이 공감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처럼 철저히 자신을 부정하다가, 즉시 꽃미남들과의 만남을 망상하는 바니. 우리도 이런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거다. 잘 생긴 남자나 예쁜 여자가 자신한테 관심을 보일 때 ‘나한테 이성감정은 없을거야’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라며 망상하는 경험. 부끄럽지만 기자는 있다.
극중에서는 5명의 꽃미남 황재열, 정지원, 강현오, 박경휘, 조성훈이 등장한다. 각기 다른 매력이다. 건장한 체대생부터 같이 수업을 듣는 미대 오빠. 매력있는 캐릭터들이 많은데 이중에서도 가장 매력있는 건 주인공 바니다. 언제나 밝고 씩씩하며 드립력(?)도 충만하다. 극의 유머코드와 로맨스코드를 동시에 갖고 있다.
작화도 깔끔하고도 화려한 스케치로 호평을 받는다. 지루한 구간 자체가 없다. 중간중간 작가의 유머코드가 빛을 발한다. 여기에 각양각색 등장인물들과의 섬세한 로맨스 스토리 라인도 잘 꾸렸다. 장수 웹툰이 될 만한 모든 것을 갖춘 작품이다.
한편, ‘바니와 오빠들’은 앞서 가수 백아연, 임슬옹, 유승우, 양다일 등 유수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웹툰 OST 음원을 차례대로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