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현실과 괴리…지원·돌봄 없인 일상생활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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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의 등록 자폐성장애인 수는 2021년 기준 총 3만3650명이다. 지난 2001년 2,516명에서 2011년 1만5857명, 2021년 3만3650명 등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연령별로는 0세~9세 8,208명(24.4%), 10~19세 11,034명(32.8%), 20~29세 10,352명(30.8%) 등 30대 이하가 대부분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데다 장애까지 지닌 까닭에 돌봄 또는 활동지원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간한 ‘2020 발달장애인 일과 삶 실태조사’를 보면 실제로 자폐성 장애인의 85.5%가 누군가의 도움이 없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자폐성 장애인의 취업 수준은 매우 낮다. 자폐성장애를 가진 성인의 76.1%가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고, 일을 하더라도 전체 자폐성 장애인의 59.3%가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정부재정지원일자리, 장애인표준사업장 등 보호를 받는 직장에서 저임금으로 일한다.
일상의 여가, 문화 생활도 쉽지 않다. 자폐성 장애인의 48.8%는 1박 이상의 국내 여행 경험이 없고, 91.4%는 국외 여행 경험이 없었다. 44.1%는 영화관, 음악회, 미술관, 테마파크와 같은 일상적인 여가문화 생활에 참여한 경험이 없다고 한다.
특히 가정에서 벗어나 직장과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활동에 참여하려면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이 요구되고 더 많은 사람의 지원이 필요하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사람이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하는 데에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떠한 제도를 만들고 공동체 구성원들이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에 고민이 필요하다.
◇‘현실의 우영우’ 위해선 돌봄·자립 지원해야
최근 잇따라 발생한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는 발달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 발달장애인 양육과 돌봄을 모두 부담해왔기 때문에 빚어진 비극이다. 그만큼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국가 차원의 공적 지원 체계가 부족하고 이 모든 책임을 가족에게 부담시켜 왔던 것이다. 우영우 드라마의 신드롬은 아름답고 멋진 자폐성 장애가 있는 사람만을 남길 것이 아니라 이 드라마를 계기로 자폐성 장애 등 발달장애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와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까지 이어져야 한다.
낮 시간 동안 가족들이 돌봄 노동을 벗고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도 할 수 있도록 자폐성 장애인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서비스, 주간활동서비스 등이 확대돼야 한다. 자폐성 장애인의 특성과 요구를 고려한 맞춤형 직업훈련 지원과 공공일자리 사업을 실시해야 하며 주거지원, 의사소통지원, 행동지원, 평생교육지원 등 보다 지역사회에서 자립하며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적 지원 체계를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자립생활 지원 여건과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돼야만 자폐성 장애인들이 ‘현실 속 우영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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