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상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적 권위의 상으로 국내 작가가 수상한 것은 이수지 작가가 처음이다. 아시아에서는 1984년 미츠마사 아노 이후 38년 만의 두 번째 쾌거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개막 현장에서 올해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최종 후보 6명 중 이 작가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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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BY는 글을 최소하고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책의 물리적 중심인 제본선을 현실과 환상의 경계로 사용해 독특한 상상력을 펼친다. 독특하고 문학적이며 미학적인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이 작가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를) 그림책 세계로 들어오도록 한 작가분들 이름 옆에 설 수 있다는 게 영광”이라면서 “한국 아동문학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져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데르센상은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1956년 제정된 상이다. 짝수년도(2년)마다 글작가와 그림작가 각각 한 명씩을 선정해 수상한다. 토베 얀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거쳐간 아동 도서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주는 상으로 현존 작가 중 아동문학에 지속적으로 공헌한 작가에게 수여한다. 글쓰기와 일러스트레이션의 미학적 문학적 자질, 아동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능력, 아동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능력을 바탕으로 선정한다.
이 작가는 1996년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이후 2001년 영국 캠버웰칼리지 오브아트에서 북아트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본격적인 그림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그늘을 산 총각’, ‘강이’, ‘선’,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 ‘동물원’, ‘물이 되는 꿈’, ‘우로마’ 등이 있다. ‘토끼들의 복수’는 ‘스위스의 가장 아름다운 책’ 상을 받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 테이트 모던 아티스트 북 컬렉션에 소장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여름이 온다’로 ‘그림책의 노벨상’으로 언급되는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우수상)에 이미 선정돼 겹경사를 맞았다. 이번 안데르센상 수상으로 이 작가는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책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안데르센상 시상식은 9월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되는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총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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