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 작가 ‘아동문학 노벨상’ 안데르센상 한국인 첫 수상

김미경 기자I 2022.03.22 04:57:32

21일 도서전서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
아시아 작가 수상 38년만에 쾌거
“그림책 세계 입문하게 한 작가 옆에 서 영광”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수지(48) 작가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을 수상했다.

안데르센상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적 권위의 상으로 국내 작가가 수상한 것은 이수지 작가가 처음이다. 아시아에서는 1984년 미츠마사 아노 이후 38년 만의 두 번째 쾌거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개막 현장에서 올해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최종 후보 6명 중 이 작가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림책 ‘여름이 온다’의 이수지(48) 작가가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한국 작가가 안데르센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사진은 2016년 파리에서 인터뷰 중인 이 작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이 작가는 앞서 2016년 한국 작가 최초로 이 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후보 호명 두번째만에 수상자가 됐다. 올해는 이 작가를 포함해 이탈리아의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일본의 아라이 료지, 폴란드의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아르헨티나의 고스티, 캐나다의 시드니 스미스까지 총 6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글 부문 수상자에는 프랑스의 마리오드 뮈렐이 차지했다.

IBBY는 글을 최소하고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책의 물리적 중심인 제본선을 현실과 환상의 경계로 사용해 독특한 상상력을 펼친다. 독특하고 문학적이며 미학적인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이 작가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를) 그림책 세계로 들어오도록 한 작가분들 이름 옆에 설 수 있다는 게 영광”이라면서 “한국 아동문학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져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데르센상은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1956년 제정된 상이다. 짝수년도(2년)마다 글작가와 그림작가 각각 한 명씩을 선정해 수상한다. 토베 얀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거쳐간 아동 도서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주는 상으로 현존 작가 중 아동문학에 지속적으로 공헌한 작가에게 수여한다. 글쓰기와 일러스트레이션의 미학적 문학적 자질, 아동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능력, 아동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능력을 바탕으로 선정한다.

이 작가는 1996년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이후 2001년 영국 캠버웰칼리지 오브아트에서 북아트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본격적인 그림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그늘을 산 총각’, ‘강이’, ‘선’,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 ‘동물원’, ‘물이 되는 꿈’, ‘우로마’ 등이 있다. ‘토끼들의 복수’는 ‘스위스의 가장 아름다운 책’ 상을 받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 테이트 모던 아티스트 북 컬렉션에 소장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여름이 온다’로 ‘그림책의 노벨상’으로 언급되는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우수상)에 이미 선정돼 겹경사를 맞았다. 이번 안데르센상 수상으로 이 작가는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책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안데르센상 시상식은 9월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되는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총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림책 ‘여름이 온다’의 이수지(48) 작가가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한국 작가가 안데르센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사진은 유튜브 라이브로 생중계 된 시상식 장면(사진=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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