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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둥둥 눈깔사탕 같은 벌룬 날리기는 ‘필수’다. 고풍스러운 건물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들판을 달리는 캠핑카는 ‘선택’이고. 즐겨 세우는 주인공은 핑크빛 머플러가 멋들어진 곰이다.
작가 박현웅(48)은 시간여행을 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그 여행 말이다. 주제는 마땅히 지난 추억. 그림책 감성을 품은 채 그리움·향수를 찾아 내달린다.
캔버스에 편히 그린 그림이 아니다. 자작나무를 주재료로 삼아 이미지에 맞춰 판을 잘라낸 뒤 층을 쌓고 색을 칠한다. 하루 10∼12시간 작업은 보통. 따뜻한 입체감이 손끝을 부르는 부조작품은 이렇게 고단한 완성을 본다.
‘500마일’(2017)은 캠핑카 위에 슬쩍 올라타고 싶은 충동을 부르는 작품. 500마일(약 805㎞)을 달려왔는지 500마일을 달려갈 건지, 그건 알 수가 없다.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선화랑서 여는 개인전 ‘내가 좋아하는 것들’(My Favorite Things)에서 볼 수 있다. 나무에 아크릴. 46×80㎝. 작가 소장. 선화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