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토구는 도쿄타워 롯폰기힐스 등 일본의 대표적인 마천루가 밀집한 지역이다. 타케이 마사아키 미나토구청장은 “고층건물이 많고 일하는 젊은 층 거주자, 육아세대가 많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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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기준 총 거주자는 26만명이다. 이 중 19세 이하 거주자는 3만3870명(12.93%)이다. 육아인구로 추정하는 20~44세 인구는 9만3827명(35.83%)에 이른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3명 중 1명이 육아인구인 곳은 드물다.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이곳에 육아세대가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노가미 히로시 미나토구 보건복지과장은 “우리 구청의 저출산 관련 얘기는 2박3일을 얘기해도 모자를 정도”라며 “가장 대표적으로 우리구엔 보육 대기가 ‘0’”이라고 자랑했다.
2016년 일본의 한 워킹맘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회사를 그만두게 생겼다”며 “일본 죽어라!”라는 글을 올려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줄지 않는 보육대기 줄에 젊은 부모의 성난 목소리에 깜짝 놀란 일본정부는 보육기관 확대에 집중 투자해왔다. 특히 미나토구는 보육 대기 제로를 위해 우리나라의 어린이집에 해당하는 보육소를 늘려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0세부터 중학생까지는 미나토구에서 의료비 지원혜택도 주고 있다. 노가미 과장은 “인플루엔자 백신접종의 경우 3000~5000엔(최대 4만8000원)이 드는데, 미나토구에서 3000엔 정도를 지원해준다. 거의 무료로 접종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정부에서 지원하는 출산비용(42만엔)에 추가지원비를 책정해 아이 1명을 낳을 때마다 총 70만엔(673만원) 정도의 출산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한부모 가정에는 홈헬퍼(가사도우미) 지원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노가미 과장은 “육아하는 부모들이 장애가 없어지도록 여러 서비스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정책들이 있지만, 미나토구는 지역 구성원이 누구이고 이들에게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렇다 보니 주거비용이 비싸도 육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프리미엄이 더 크게 작용해 고령화 사회에서도 상대적으로 젊은이들이 많이 사는 지자체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일본 정부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오는 4월 아동 정책 컨트롤타워인 총리 직속 아동가정청을 신설한다. 후생노동성의 가정교육, 문부성의 유치원 교육, 내각부의 양육 등 흩어진 아동 관련 업무를 통합하는 것이다. 타나베 쿠니아키 후생노동성 산하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장은 “단기적으론 출산비용 지원을 42만엔(398만원)에서 내년 4월부터 50만엔(474만원)으로 상향하고 육아비용도 2배로 올려주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재원에 관해 논의 시작해야 할 단계”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