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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노동시간 등 일터 혁신 핵심은 노사 자율…컨설팅 열풍 불어야"

최정훈 기자I 2022.06.27 05:41:00

[만났습니다]정형우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인터뷰①
“경제위기서 일터 경쟁력 키워야 하는 절실한 상황”
“일터 혁신, 노사 협력과 자발적 참여 무엇보다 중요”
“인사노무체계 부족한 中企에 혁신 컨설팅 열풍 불어야”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임금체계 개편부터 노동시간 단축까지 일터에서의 혁신은 노사가 자발적으로 해야지 강요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특히 의지를 가진 중소기업 사업주와 근로자들이 한 마음을 가지고 힘을 합치면 해결이 어려워 보이는 문제도 답을 찾아내는 게 일터 혁신의 핵심입니다. 우리의 컨설팅은 노사가 협력하고 발전할 기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정형우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이 지난 16일 서물 마포구 노사발전재단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노사발전재단 제공)
정형우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노사발전재단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재단의 일터혁신 컨설팅은 18년의 역사를 이어 오면서 경험과 전문성이 축적되어 있어 민간의 어떤 컨설팅보다 뛰어난 질을 자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사발전재단은 2011년도에 국제노동재단과 노사공동 전직지원센터, 그리고 노사발전재단이 노사발전재단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재단으로 통합되면서 각각의 기관들이 담당하던 업무들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노사상생지원사업, 차별개선사업, 일터혁신컨설팅사업, 중장년고용지원사업, 국제노동사업 등이 있다.

취임 2년을 맞은 정 사무총장은 “현장의 노사 및 구직자, 중장년을 비롯한 국민에게 공공 고용노동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취임 이후 재단의 다양한 사업들을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사업간 연계 융합 체계를 구축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무총장은 특히 일터혁신 컨설팅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사업은 인사노무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임금체계부터 노동시간, 산업안전, 노동전환 등 다양한 부분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업으로 호응이 높다. 특히 사업주나 노조가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게 아닌 노사가 협의로 진행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진행하는 게 핵심이다.

다음은 정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일터 혁신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와 저성장 추세 속에서 우리의 일터가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하는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터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기업의 생산성과 근로 생활의 질 두 가지를 모두 높이기 위한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현장 혁신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혁신과 변화의 과정에서는 노사의 협력과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노사 간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현장 중심의 일터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본다. 재단은 일터 혁신 컨설팅 사업을 2010년부터 수행해 오고 있다. 올해에는 재단과 민간 컨설팅 수행기관 13개소에서 모두 1400여개 기업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할 예정이다.

-일터 혁신 컨설팅은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나

△3조 2교대를 4조 3교대로 바꾸려 했던 한 중소기업의 예를 보면 된다. 교대 근무가 늘어나면서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시간이 준 만큼 임금도 줄어들어 어려움이 있던 사업장이었다. 이 때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근로자들이 반대하거나 저항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컨설팅을 통해 회사의 사정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설명했고, 노사 모두가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원하는 방향을 확인했다. 노사 대화를 촉진 시켜서 결국 근로자가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수용했다. 100원을 받던 근로자들이 85원으로 임금이 줄어든 것. 놀라운 건 이후 기계적으로 작업하던 근로자들이 공정에 대한 개선의견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공정 개선으로 불량률이 줄어들면서 대기업의 우수 협력업체가 됐고, 고용은 늘어나면서 2년 만에 원래 임금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일터 혁신은 노사 일방이 요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노사 모두 혁신의 필요성을 공감해야 한다. 컨설팅을 통해 노사가 힘을 합치면 결국 성과는 나온다는 게 그간의 축적된 경험의 결과다. 컨설팅은 노사가 힘을 합쳤을 때 사업장을 바꿔나가는 과정이고 노사가 상생하는 과정이다.

정형우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이 지난 16일 서물 마포구 노사발전재단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노사발전재단 제공)


-컨설팅 현장에서 마주한 중소기업의 현실은

△대기업과 비교해 중소기업은 인사노무 전담자가 없고 체계적이지 않는 경우도 많아 임금체계 개편이나 노동시간 단축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는 편이다. 장시간 노동이 만연하던 중소기업이 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갑자기 따라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일터가 바뀌지 않으니 기업에서 사람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수많은 청년들을 중소기업으로 보내기 위한 정책이나 프로그램이 있어도 젊은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4차 5차 납품업체까지 있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우 대기업의 신제품 출시에 맞춰 일거리가 몰렸다가 줄어들기 일쑤다. 중부고용노동청장 시절 현장을 보니 일거리가 가장 많을 때 맞춰 인력을 직고용하기 어려운 기업들은 성수기에 불법인 줄 알면서도 주 100시간 근무까지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현행 탄력근로제 등 유연근무제는 맞춰야 할 요건이 많아 활용하기도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즉 일터를 혁신적으로 바꾸지 않고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일터 혁신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일터 혁신 컨설팅의 비용은 무료다. 다만 전제는 노사가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합의를 하는 것이다. 특히 컨설팅을 시작하기까지 가장 중요한 건 사업주의 의지다. 중소기업 사업주 중에는 현재 상황에서 생산성도 올라가지 않고, 규제 등 문제도 고쳐지지 않는 현실에 답답해하는 분들이 많다. 실제로 컨설팅을 신청하는 사업주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고 회사를 키우고 싶은 의지가 강한 사업주가 나선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재단은 12~15주 간의 사업장 컨설팅 후 이행률도 점검하는 등 사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컨설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고용이 증가하는 효과 등이 있으면 정부의 각종 지원금과 연계하기도 한다. 일터 혁신 자체가 노사 자발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지 강제로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많은 사업주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은 일터 혁신 컨설팅이 중소기업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한다. 일터 혁신 컨설팅 열풍이 불어 중소기업도 청년들이 일하기 좋고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정형우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1962년 출생 △중앙대 법학과 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 석사 △일리노이대 노사관계학 석사 △행시 33회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정책관 △고용노동부 대변인 △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 △일자리위원회 일자리기획단 부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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