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외교 갈등 장기화 국면
중국발 일본 여행 수요 급감
항공편 운항 절반 넘게 줄고
여행 예약 취소도 50% 돌파
방한 수요는 20% 급증 대비
 |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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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일본 중의원 총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중일 갈등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최근 다카이치 총리의 압승 소식을 전하면서 “중일 양국 간 냉각기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워졌다”고 논평했다.
지난 8일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316석을 확보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일본의 선거 결과로 중국의 대일 정책이 바뀌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다.
 | | 인파로 붐비는 일본 도쿄의 긴자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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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동아시아 관광 시장의 지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격화하면서 중국인 관광 수요의 ‘탈일본’이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양상은 이미 관광 지표에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 2025년 일본의 외래객은 연간 4270만 명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12월 중국발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45% 넘게 급감했다.
중국 관영 매체 CGTN에 따르면 올 2~3월 일본행 항공편 공급은 60% 줄었다. 지난해 2월 춘절 기간 운항했던 58개 노선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중국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와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행 항공권 예약 취소율은 50%를 넘어섰다. 반면 중국인의 러시아행 예약은 지난해 12월 시행된 비자 면제 조치에 힘입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호주행 예약도 100% 이상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탈일본 가속화로 인한 일본 관광업계의 피해는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닛케이 아시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65개 상장 소매업체의 영업 이익 예측을 집계한 결과, 시중 백화점의 이익이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니시사카 요시하루 일본백화점협회 전무는 “중국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 이후 매출과 방문객이 약 40% 감소했다”며 “이를 보전할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韓·日 연도별 중국인 관광객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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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줄어든 일본 여행 수요의 반사이익은 한국, 러시아 등이 보고 있다. 상하이 기반 여행사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의 러시아행 상품 예약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 중국인 입국 비자를 면제한 러시아의 조치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 그룹은 장거리 노선 회복에 힘입어 호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일 외교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한국의 입지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 1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해 2025년 평균 증가율(19.1%)을 상회했다. 야놀자리서치는 일본행을 포기한 중국인 여행객 40만~90만 명이 한국으로 목적지를 바꾸면서 올해 전체 방한 관광객이 최대 212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 방한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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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에도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이 급증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춘절 연휴 기간 최대 19만 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관광공사 중국지역센터장은 “중국 화베이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겨울방학을 맞아 가족 단위 여행 수요도 늘고 있다”며 “산둥 지역에서는 ‘서울+부산’ 2개 도시 연계 상품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단체 상품의 고급화도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