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 ''그해 여름''
이병헌·수애 주연 영화 원작
풍성한 음악·춤으로 감성 살려
내달 2일까시 서경스퀘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클래식’(2003), ‘내 머리속의 지우개’(2004), ‘너는 내 운명’(2005)….
 | 뮤지컬 ‘그해 여름’의 한 장면.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
|
2000년대 한국영화계를 대표한 감성 멜로영화를 기억하는 이라면 최근 대학로에서 개막한 창작뮤지컬 ‘그해 여름’은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할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06년 이병헌, 수애 주연으로 개봉한 동명의 멜로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 ‘시그널’, ‘킹덤’ 등으로 잘 알려진 작가 김은희의 입봉작인 ‘그해 여름’은 격동의 한국 현대사 속 두 남녀의 이야기를 반전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애틋한 감정을 전한다.
뮤지컬은 원작의 큰 틀을 그대로 따라간다. 1969년 여름, 대학생 석영이 농활을 같이 가자는 선배 재호의 손에 이끌려 시골 마을 수내리에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학생운동에는 좀처럼 관심 없던 재호는 그곳에서 도서관을 지키는 사서 정인에게 묘한 끌림을 느낀다.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지만, 정인의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면서 둘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 뮤지컬 ‘그해 여름’의 한 장면.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
|
등장배우 5명에 무대 변화도 크지 않은 소극장 뮤지컬이다. 대신 뮤지컬의 본질인 음악과 춤을 통해 원작의 감성을 재현한다. 특히 주인공 석영과 정인이 서로의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에선 풍성한 음악과 안무로 두 사람의 사랑의 감정을 극대화한다. 주인공을 제외한 3명의 배우가 보여주는 1인 다역 연기도 작은 볼거리다.
극장가에선 예전과 같은 멜로영화를 만나기 힘들다. 뮤지컬 ‘그해 여름’은 그럼에도 그때의 감성이 시대를 초월한 지금도 유효함을 보여준다. 이수인 연출은 “사랑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의든 타의든 시련과 실패를 경험한다”며 “이 작품은 실패의 경험이 우리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는 위로와 응원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 뮤지컬 ‘그해 여름’의 한 장면.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
|
석영 역에 홍승안·안지환, 정인 역에 허혜진·홍나현이 캐스팅됐다. 김석환·이강혁·김지훈·조훈·이유경·이선주 등이 함께 출연한다. 2019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작품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17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을 통해 6년 만에 정식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3월 2일까지 인터파크 서경스퀘어 스콘 2관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