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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 사고 감소 추세에도 HUG 변제율은 늘어

최정희 기자I 2025.01.27 08:00:00

작년 보증사고액 4.4조로 역대 최대
월간으로 보면 보증사고 감소 추세
HUG가 대신 변제하는 비율은 다시 증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022년 대규모 전세 사기 이후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받는 사례가 점차 줄어들고 있긴 하나 한국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갚아주는 변제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부산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를 비롯한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작년 11월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전세사기 가해자 형사재판 1,2심 엄중처벌 판결 확정촉구 기자회견 열고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보증사고 줄었어도 대위변제비율은 증가

27일 HUG에 따르면 작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 사고 금액은 4조 4896억원, 사고 건수는 2만 941건에 이른다. 작년 전세보증 사고금액은 역대 최대치로 높아졌다.

보증사고 금액은 2021년 5790억원(2799건), 2022년 1조 1726억원(1만 1726건)에서 2023년 4조3347억원(4만 3347건)으로 급증했다. 대규모 전세사기가 2022년말 발생한 만큼 관련 여파가 2023년, 2024년에 걸쳐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출처: HUG
보증사고는 전세기한이 만료된 지 1개월이 지나서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보증사고는 연간 기준으로 보면 작년이 사상 최대 수준이지만 월간으로 보면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보증사고 금액이 가장 컸던 때는 작년 2월로 6489억원(3010건)에 달했으나 이는 점차 감소해 작년 12월 2309억원(1138건)으로 줄어들었다. 실제로 전세보증서 발급 대비 보증사고 비율은 작년 2월 금액 기준으로 10.5%, 건수 기준으로 11.5%로 높아졌다. 10건의 보증서가 발급되면 1건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는 점차 감소, 작년 12월 금액 기준으론 4.8%, 건수 기준으론 5.4%로 줄어들었다.

보증사고가 났을 때 HUG는 심사를 통해 대위변제 여부를 결정하는 데 이러한 대위변제 비율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HUG의 대위변제 금액은 작년 5월 4077억원(1876건)으로 높아진 후 9월 2840억원(1303건)으로 줄어드는 듯 했으나 작년 12월까지도 변제금액이 3432억원(1645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세보증서 발급 대비 대위변제율은 작년 5월 금액 기준으로 7.2%였는데 작년 12월에도 7.1%로 유사했다. 건수도 이 시기 7.7%, 7.8%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HUG가 전세보증금을 대위 변제하는 경우에는 임차인이 기존에 살던 집을 비운 후에야 가능하기 때문에 보증사고가 발생한 후 대위 변제가 이뤄지기까지는 몇 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HUG의 대위변제율은 보증사고 감소 추세에 따라 시차를 두고 하락할 전망이다.

출처: HUG


◇ 전세사고, HUG의존도 높아져…자본확충에 보증요율 개편

대규모 전세사기 후폭풍 이후 전세 계약을 체결할 때 HUG의 전세보증서 가입 가능 여부가 최대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HUG가 전세보증금을 대위 변제 가능한 수준에서 전세보증금 가격이 형성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전세보증금 반환을 HUG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분위기다.

HUG의 손실 부담도 증가하는 추세다. HUG의 연간 대위변제액은 2021년 5041억원(2475건), 2022년 9241억원(4296건)에 불과했으나 2023년과 작년엔 3조 5545억원(1만 6040건), 3조 9948억원(1만 8553건)으로 껑충 뛰었다. 작년 HUG의 영업적자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올해 HUG의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내놨다. 정부 출자를 통해 HUG 자본을 확충, 30조원 이상의 추가 공적보증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HUG는 최근 전세보증서 발급 관련 보험료를 개편, 3월 3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보증사고율이 약 8%로 높아졌음에도 HUG의 전세보증 요율은 2013년 출시 이후 0.1%대에서 유지돼왔다. 이를 보증사고 위험이 높으면 보증요율을 높이고, 낮으면 보증요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차등화한다. 매매가 대비 전세보증금 가격 비율이 70% 이하로 전세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이 낮을 경우 보증요율은 최대 20% 인하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엔 최대 30% 인상한다.

한편에선 시중은행들이 HUG의 전세대출 보증 100%를 믿고 전세대출을 늘려왔는데 이러한 HUG의 전세대출 전액 보증을 주택금융공사 수준으로 90% 낮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202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으로 발표했다. 이를 통해 시중은행의 전세보증금 대출 비용을 높여 전세대출을 줄이고 이를 통해 전세보증금을 낮춰 갭투자를 막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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