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험한데 최저임금만 지급할 수 없다보니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서울 B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
편의점·치킨점 등 프랜차이즈 업계가 인력난에 고전을 겪고 있다. 일할 사람이 없다보니 외식업종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늘어난 손님들을 응대하지 못해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 ICT 접목을 통해 인력난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영세 유통업체의 경우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력난이 가속화하면 결국 해당 점포는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매출 감소는 임금인상여력 약화로 이어지고 낮은 수준의 임금때문에 직원을 구하기 어려운 악순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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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젊은 층의 대표 아르바이트 근무지였던 편의점은 최근 무인 점포로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편의점은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만 지급하고 있지만 노동 강도가 센 편이다. 특히 야간 근무의 경우 취객 등과의 실랑이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다보니 MZ세대들은 근무를 기피하는 상황이다.
이런 탓에 최근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매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A편의점의 경우 하이브리드(유인+무인) 점포의 수가 지난 2019년 9개에서 올해 7월말 현재 661개로 2년 반만에 73.4배나 늘었다. 완전 무인점포도 같은 기간 7개에서 76개로 10배 이상 늘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MZ세대의 편의점 기피현상과 함께 지속 상승하는 인건비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차적으로는 편의점 업계의 고질적인 구인난이 원인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구절벽으로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든 가운데 전 정부의 직접 일자리 확대 정책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며 구직자 입장에서 일자리 선택지가 넓어졌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직접 창업을 하는 이들 또한 늘어난 것도 편의점 등 전통적 아르바이트를 덜 찾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MZ세대들이 단순 계산만 하는 게 아니라 상품 관리에 물건까지 날라야 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예전보다 꺼려하는 건 사실이지만 인건비 상승 추세가 이어지는 것도 무인화를 부추기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안 그래도 출혈경쟁 중인데 최저시급 인상으로 사람을 제대로 쓰기 힘든 본질적인 어려움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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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스타 중식 셰프 이연복 씨가 운영하던 부산의 명물 ‘목란’이 폐업했다는 소식은 적잖은 충격을 줬다. 스타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조차도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얘기를 방증해서다. 이에 앞선 지난 3월 대표 치킨프랜차이즈인 KFC는 인력난에 주 5일만 운영하기도 했다. 통상 365일 문을 여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계 운영현황을 고려하면 인력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고 있는 김소진(26·여)씨는 “점심·저녁 등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화장실 다녀올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며 “점주도 추가로 직원을 채용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고 들었다. 결국 과중한 업무는 남은 자들의 몫인데 솔직히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로봇 등 ICT 접목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비교적 대중화 된 주문용 키오스크(무인단말기) 뿐만 아니라 치킨을 튀기는 로봇과 서빙을 하는 로봇 등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는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자사의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는 전국 700여곳 매장서 1230여대를 사용 중이다. 작년 8월 320여곳(400여대)에 불과했던 도입 매장은 1년도 안된 시간에 2배로 늘어났다. 특히 서빙로봇은 1대보다 2대를 사용할때 효율성이 높아 신규 매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배달의민족 서빙로봇의 사용료는 1대당 3년 약정을 기준으로 월 34만원에 렌탈할 수 있다. 하루 8시간씩 25일(주6일)을 서빙로봇 1대가 일한다고 가정하면 시급은 1700원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해보면 최저임금(9160원)을 지급하는 종업원 1명을 고용할 돈으로 5대의 서빙로봇을 고용할 수 있을만큼 경제성은 좋다. 약정기간 3년이 지나면 300만원을 지급하면 로봇을 구매할 수 있다.
경기도 수원에서 한식당을 운영중인 A씨는 “무겁게 나르던 음식을 서빙로봇이 대신 하니 직원은 손님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최적의 타이밍에 제공할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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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업계에도 최근 무인 카페가 등장했다. 달콤커피에서 분사한 로봇카페 ‘비트’는 현재 전국 매장수가 150개로 빠르게 매장을 늘리고 있다. 비트는 로봇 바리스타가 24시간 근무해 상주 인력 없이 주문부터 결제, 제조, 픽업 등의 전 과정이 무인으로 이뤄진다.
비트 관계자는 “특히 장기 불황에 인건비에 부담을 가진 소자본 창업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로봇 카페가 전국 상권에 빠르게 진입해 매장 수를 지속 확대 중”이라며 “최근 현대자동차, AWS(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 등 기업 쪽 수요도 많다”고 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로보아르테는 로봇이 튀기는 치킨점인 ‘롸버트 치킨’이라는 브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롸버트 치킨은 현재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7개 지점과 최근 오픈한 성수 가맹점까지 총 8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175도의 기름에서 닭을 튀기는 힘든 노동을 로봇이 대신해준다는 장점때문에 인력 효율성이 좋다. 배달 위주 가맹점으로 1인 창업을 할 수 있어 가맹점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구인·구직 플랫폼을 통해 단기 일자리를 자유롭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임금수준은 낮고 업무 강도가 높은 식당, 호텔, 주방, 서빙 등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졌다”며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로봇, 키오스크 등 ICT의 활용사례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