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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러제재 강화…휴대폰·차 수출 차질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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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기자I 2022.03.02 0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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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일 수출통제품목 공개…韓기업들 초긴장
美역회통제 예외 적용서 韓빠져
"美에 괘씸죄 동맹도 실익도 놓쳐"
"대러제재 머뭇대다 기업만 피해"

28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관련 수출입업계 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이 회의자료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준기 김상윤 기자] “전쟁 징후는 지난해 4월부터 나타났습니다. 서방 언론은 대(對) 러시아 제재 가능성을 줄기차게 보도해왔습니다. 그간 우리 정부가 상황 점검을 충분히 했는지 대책은 잘 마련했는지 의문이 듭니다.”(재계 고위관계자)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에 재빨리 동참하지 않은 대가는 혹독했다.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대러 수출 통제 예외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향후 미국이 독자 통제하는 57개 품목에 역외통제(FDPR·해외직접제품규칙) 규정이 적용되면 미국의 기술·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우리나라 기업 제품은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러시아에 수출할 수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일본·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미 동맹 32개국은 적용 예외를 부여받은 터라 분위기는 더욱 심상찮다. 화들짝 놀란 정부는 뒤늦게 대러 전략물자 수출 차단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 배제 등 제재에 동참하는 한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이달 3일 미국으로 보내는 등 수습에 나섰다. 직접적 영향권에 든 우리 산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즐비하다. 정부의 뒷북 대응으로 동맹과 실익 모두 놓쳤다는 얘기다.

특히 산업계는 모든 전자기기의 핵심부품인 반도체가 FDPR에 포함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의 러시아 수출 비중(2021년 기준 0.06%)은 크지 않지만 현지에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생산 제품에 쓰이는 관련 부품들까지 고려한다면 파급 효과는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완성차는 수출 실적으로 잡히지 않지만 이번 제재로 반도체 칩 등 자동차 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정부는 가전과 스마트폰, 자동차 등 반도체가 들어간 완제품 소비재는 일반 소비재로 분류돼 수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가 이를 수입해 군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물자로 볼 수 있어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 러시아가 수출의 1.6%(99억8000만달러)·수입의 2.8% 비중을 차지하는 10위 교역대상국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구체적 수출 통제 리스트는 3일 미 상무부가 공개하는 관보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데일리가 경제·통상 전문가 6인의 의견을 물은 결과 이들 대부분은 정부의 뒷북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상준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제재의 경우 정부도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수습은 러시아와 양자 차원에서 따로 조율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국제적 책임을 다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비쳤을 것”이라며 “사실상 미국에 괘씸죄로 걸린 셈”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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