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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기자와 만난 김승범 인스파이어 대표. 그는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에게 개별 증상에 맞게 주변 개인병원을 찾아주는 플랫폼 서비스인 하오닥을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연말까지 하오닥 사용자를 1만명까지 확보할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론 중국인 외에 다른 언어권 국가까지 아우르는 의료관광플랫폼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올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하오닥은 6개월만에 재한 중국인 4000여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이 됐다. 중국인을 겨냥한 서비스답게, 하오닥은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운영하는 메신저 서비스 ‘위챗’의 기업계정으로 등록했다. 하오닥을 이용하려는 사용자는 위챗을 통해 하오닥에 접속, 자신의 위치와 증상을 기재하면 그에 맞는 병원을 추천받을 수 있다. 한국어에 서툰 중국인 사용자를 위해 중국인 코디네이터가 상주한 병원을 추천하거나, 인스파이어 내 중국인 직원(2명)이 직접 동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중국인들은 우리나라 외과·내과 등 개인병원에 대한 존재 자체를 아예 모르는 상태”라며 “중국에서 살다 온 지인이 단순 감기로 25만원을 내고 종합병원에 갔다는 말을 듣고 문제라고 생각해 사업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유학생을 겨냥했던 하오닥은 점차 재한 중국인으로 서비스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아울러 청년창업사관학교 8기에 선정돼 1억원의 지원금도 받았다.
중국 내 병원의 80% 상당은 종합병원이며 진료비도 우리나라 종합병원에 비해 저렴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한국인이 가벼운 증상으로 개인병원을 찾는 것처럼, 중국인들은 종합병원을 찾는다. 이에 자국 내 종합병원을 생각하고 한국의 종합병원을 찾은 중국인들은 비싼 진료비에 놀랄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국내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개인병원 데이터를 중국어로 번역해 서비스하고 있다”며 “우선 서울시내 1만 100여개 정도의 병원을 등록해놨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서울지역에서 좋은 병원을 제휴·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차츰 지방으로 서비스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김 대표도 초창기 서비스를 시작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 김 대표는 “사용자가 가고자 하는 병원 측에 ‘중국인 환자가 방문할 것’이라고 사전에 연락을 하면, 병원은 우리가 영업을 하는 줄 알고 전화를 끊어버렸다”라며 “이런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 지금은 신촌·강남·명동 주변 내과 및 외과 등 7개 병원과 10개 약국과 제휴를 맺을 정도로 신뢰를 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재한 중국인 인력풀과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연세대 △고려대 △동국대 등 중국인 대학 유학생회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가벼운 시술의 경우 하오닥 내에서도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바로 결제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재한 중국인들의 국내 의료 관광에 대한 리뷰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자국민이 쓴 리뷰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 관광을 원하는 현지 중국인들을 위한 연계 상품을 개발하고, 나아가 다른 언어권 국민도 이용할 수 있게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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