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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인위적 요금인하 시 소비자 후생 줄어들 것"..도이치뱅크

김현아 기자I 2017.06.09 05:14:45

한국 통신사들, 규제 불확실성으로 기업가치 훼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도이치뱅크가 ‘인더스트리 업데이트 보고서(2017년 6월 6일자, Deutsche Bank Market Research Paper)’를 통해 한국 정부의 통신시장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가치가 약 42% 저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이치뱅크는 인위적인 요금인하 시 사업자들은 비용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며 이는 결국 최종이용자들의 편익 감소를 유발할 것으로 우려했다.

기본료 폐지 같은 일이 현실화되면 사업자들은 단말기지원금과 유통수수료를 포함하는 마케팅비용을 축소하게 될 것이며 단말비용 증가를 초래해 실질적인 요금인하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란 의미다.

통신사들의 비용 절감 과정에서 통신서비스 품질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며, 5G 서비스 지연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K텔레콤의 자기자본이익율(ROE)추이(출처: 도이치뱅크). 8.5% 수준(하이닉스 수치 보정)이며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시장 개입 이유로 ‘과도한 이익’을 문제 삼지만 과도한 이익은 영업익이 아닌 자기자본이익율(ROE)을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가장 영업익이 많은 SK텔레콤(017670)의 경우 ROE는 전체적으로 8.5%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낮은 ROE는 한국 통신사에 위협요인이며, 기본료 폐지시 투자자들의 관심(투자유인)도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가계지출 내 통신비의 비중 역시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며, 한국의 통신서비스 사용량이 많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OECD 주요국과 비교할 경우, 2015년 한국의 통신비 지출은 가계지출의 3.9%로 8위 수준이며, 2011년의 4.2%(4위)에서 하락했다는 것이다. LTE 출시 이후 OECD 국가들의 통신비 비중이 3.1%에서 3.4%로 상승한 가운데, 한국의 통신비 비중 하락은 주목해야할 현상이라고도 했다.

▲국가별 GDP 대비 통신산업 시가총액 비중(출처: 도이치 뱅크)
국내 통신3사의 GDP 대비 통신산업 시가총액 비중(2.2%)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도이치 증권은 한국 통신사는 규제로 인해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도이치뱅크는 중국의 경우 통신사들이 국영기업이어서 규제기관 개입은 자연스럽지만 한국은 모두 민간기업인데 정부(미래부) 스스로 요금을 규제할 근거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간접 규제를 지속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본료 폐지 등 인위적인 요금인하 강행 시 사업자들은 최악의 경우 사업을 청산할 수도 있다고 봤다.

요금인하 이후에도 정부 개입에 의해 투자나 마케팅비용 지출을 유지하게 만든다면 통신사 ROE가 급격히 하락하게 되며, 더이상 사업의 지속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는 걸 의미한다는 것이다.

도이치뱅크는 정부가 택할 수 있는 옵션으로 ▲알뜰폰 활성화(직접적인 개입을 줄이고 요금경쟁을 활성화)▲결합상품 활성화를 통한 소비자 부담 경감 ▲정부 주도로 5G 신규 사업자(제4이통) 진입 유도 ▲정부가 이통사의 지분 확보 후 요금인하 등을 언급했는데, 정부의 지분 확보는 정부가 요금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만들 수 있으나 요금을 내리면 증세 이슈가 발생해 가능성이 낮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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